[추천전시] 욕망과 희망을 쌓아내다...'찬란한 소멸의 랩소디' 김지희 개인전
시간을 들여 겹겹이 쌓아낸 희망과 욕망의 만남이란 어떤 것일까. 안경과 교정기를 착용한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가 욕망과 희망 사이를 오간 대작을 22일 공개한다.
2019년 Sealed smile 대작에서 코끼리, 용, 기린 등 기복적인 도상들이 화면 주변에 등장했던 반면, 이번 전시에서는 기복적인 동물들을 화면 전면으로 등장시킨 Sealed smile 시리즈 390cm 대작이 공개된다.
5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 이번 신작은 동양화 채색 기법으로 개별적이면서 삼면화로 연결되는 작품이다. 우리가 희망을 의탁하는 기복의 소품들이 거대한 화면에 등장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욕망과 희망을 반추하게 하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전통 재료인 장지의 물성을 활용하여 번지고 튀긴 물 자욱이 선명한 배경에 해골 일루전이 그려진 Sealed smile(130 x 193cm, 장지에 채색, 2020)작품은 작가의 새로운 기법적 변주가 시작되는 듯해 앞으로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신작이다.
본 전시 서문을 쓴 국립현대미술관 김유진 학예사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서로운 동물과 기도하는 손 등의 이미지는 욕망과 희망 사이에서 인간의 존재와 삶을 추동하는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 김지희 작가가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안료처럼 욕망과 희망 사이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작가 자신의 희망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표갤러리 1, 2, 3층 전관에서 열리며, 화사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평면 작업과 화려한 보석 오브제가 부착된 디아섹 작업이 전시된 1전시장은 <생>, 동물과 해골의 이미지가 전시된 2전시장은 <소멸>, 입체 신작 및 지난해 부산 뮤지엄 다 개관기념전에서 공개되었던 콜라보 영상작업, 다채로운 소품들이 전시된 3전시장은 욕망과 희망의 의미를 묻는 <경계>를 주제를 담고 있다.
지난 12년간 ‘욕망’과 ‘존재’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고든 김지희 작가는 소멸을 전제로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허무로 규정짓지 않고, 희망하고 욕망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모든 순간을 한 편의 랩소디 처럼 표현했다.
결국 김지희 작가의 Sealed smile의 미소는 생과 소멸의 필연 속에 의미를 찾아가는 삶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삶의 희망을 볼 수 있는 김지희 작가의 작품은 오는 5월 22일 부터 6월 20일까지 표 갤러리(대표 표미선)에서 전시된다.
한편 김지희 작가는 2008년 전통 재료를 사용한 파격적인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 뉴욕, LA, 홍콩, 워싱턴, 쾰른, 마이애미, 런던, 도쿄, 오사카, 베이징, 싱가폴, 타이페이, 상하이, 두바이 등 국제적으로 200여 회의 전시를 가졌으며 홍콩 수퍼리치 컬렉터 사브리나호를 포함해 국내외 많은 컬렉터에게 작품이 소장되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홍콩 뉴월드그룹 대형 쇼핑몰 D Park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였고, 중국 화장품 리미, 스톤헨지, 앙드레김, 이랜드, 크록스, LG생활건강, 미샤, 소녀시대 의상 콜라보레이션 등 갤러리를 넘어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관객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