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서치 아웃’, SNS의 양면성을 파헤친 현실 스릴러
SNS로 인해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친구, 가족 등 지인과 실시간으로 일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지역과 관계없이 취미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것도 SNS의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나를 편하게 해주던 SNS의 특징은 한순간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은밀한 사생활과 거짓 정보 등도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SNS를 악용한 범죄도 점점 늘어나 어느 순간 내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영화 ‘서치 아웃’은 이런 SNS의 양면을 현실감 높게 그린 범죄 스릴러다. 취업준비생 ‘준혁’(김성철)과 경찰 공채를 준비하는 ‘성민’(이시언)은 같은 고시원에서 살던 소녀의 자살 사건에 의문을 품게 된다. 죽은 소녀의 계정으로부터 온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그녀의 자살이 조작되었음을 감지한 것이다. 두 사람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흥신소 해커 ‘누리’(허가윤)와 SNS 계정을 추적하지만, 수사는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해 자신들도 SNS 범죄의 표적이 되고 만다. 과연, 그들을 노리는 이는 누구일까? 이들은 정체 모를 범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는 2013년부터 무려 5년여 동안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중국 등 전 세계 20개국의 청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SNS 범죄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3년 러시아에는 일명 ‘흰긴수염고래(Blue Whale)’ 게임이라는 정체불명의 게임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 게임은 매일 관리자가 내는 미션을 해시태그와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며 달성하는 것으로 초반에는 관리자가 정한 지정곡 듣기, 공포 영화 보기 등 아주 간단한 미션이 부여되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칼로 자신의 팔에 흰긴수염고래 새기기, 면도칼로 가족 찌르기 등 미션의 강도가 높고, 잔혹해졌다. 무려 50일간 이어지는 게임의 최종 미션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한다면 죽여주겠다는 협박까지 해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흰긴수염고래’ 게임 수법을 차용해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SNS의 양면성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투박한 전개와 조금은 갑작스러워 보이는 결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사건은 공감도를 높이며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하게 한다. SNS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이런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는 이만한 영화도 없지 않을까 한다.
‘n번방 사건’ 등으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SNS 범죄를 다뤘다는 점에서도 눈길이 가는 영화 ‘서치 아웃’은 지금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