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0·40 밀레니얼 대디의 선택 '기아차, 신형 쏘렌토'
30~40대 밀레니얼 대디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아차, 신형 쏘렌토'를 만났다. 이 모델은 6년 만에 출시된 4세대 신규 모델로, 강인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담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대형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 강력한 주행 성능과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을 통해 완전히 새로워진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초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2월 20일부터 시작한 사전 계약은 이달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6368대를 달성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쏘렌토의 월평균 판매 대수(4360대)와 비교하면 6개월 가량의 판매량이 계약된 셈이다. 신형 쏘렌토 디젤 단일 모델만으로 1만3491대의 사전 계약을 이뤄냈다.
특히 주요 목표 고객층인 30~40대 '밀레니얼 대디'의 호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계약 고객 중 30~40대 비율은 58.6%(30대 27.9%, 40대 30.8%)로, 지난해 쏘렌토 30~40대 고객 비율이 약 47%인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았다. 밀레니얼 대디는 가족에게 충실하면서도 개인의 삷을 포기하지 않는 요즘 아빠들을 칭하는 신조어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규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넓은 실내 공간과 강력한 주행 성능, 뛰어난 안전성이 '패밀리 SUV'를 원하는 밀레니얼 대디의 니즈를 충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외관은 기존 모델 보다 세련되고 날렵하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해 과감함을 더한 '타이거 노즈'가 강인하고 와이드한 인상을 준다. 그릴과 헤드램프의 연결은 현대·기아차가 최근 선보이는 새로운 디자인 기법이다. 헤드램프의 그래픽도 더 날렵하게 변모했다. 볼륨감 있는 후드와 와이드한 범퍼는 당당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측면부는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도어 상단부를 거쳐 테일램프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포물선으로 차체의 볼륨감과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후면부는 세로 조형인 버티컬 타입 LED 테일램프와 가로 조형인 레터링 타입 엠블럼, 와이드 범퍼 가니시 등을 통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단단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계기판이다. 디지털로 된 12.3인치 계기판은 여러 주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인성도 뛰어나다. 드라이브 모드 전환 시에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구현해 운전의 즐거움을 한층 더한다. 또한,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0.25인치 모니터는 주행 모드와 공조 장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이 탑재됐고 터치 형식이라 편리하다. 음성인식 기능도 채용돼 있다. 음성 인식 기능의 인식률은 아주 높다. 내비게이션을 음성으로 작동하는데 무리가 없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변속기는 회전 조작계(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로 변모해 세련됐다. 변속기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버튼 등이 위치해 높은 직관성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와 컵홀더 등 소지품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퀼팅 나파 가죽 시트는 착좌감이 좋다. 시트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신비한 느낌의 조명으로 실내 공간을 꾸미는 크리스탈 라인 무드 라이팅과 고급감을 높인 실내 소재 등은 기존 중형 SUV와는 차별화된 세련된 감성을 구현했다.
편의성도 높였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한 '기아 페이'는 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 지불을 해야 하는 경우, 지갑 속 신용카드나 현금을 찾는 번거로움 없이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국내 주요 주유·주차 회사 및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결제 체계를 구현했으며 향후 대형 간이음식점이나 커피 전문점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와 연계해 스마트폰으로 차량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360° 뷰(내 차 주변 영상)' 등 다양한 상황에서 편의를 돕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실내 공간은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한층 커졌다. 전장 4810mm, 전폭 1900mm, 전고 1700mm 등으로 기존 모델 보다 각 10mm씩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35mm 늘어난 2815mm이다. 2열은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며, 3열은 3열을 배치한 SUV 보다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2열 도어 컵홀더, 3열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전 좌석 USB 포트 등도 배치해 탑승객을 위한 편의성을 꼼꼼히 챙겼다.(※2열 독립 시트 적용: 6인승 모델)
트렁크 공간은 2·3열을 접으면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 버튼은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시승 모델은 6인승 디젤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이다. 파워트레인은 스마트스트림 2.2리터 디젤 엔진과 습식 8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가 탑재돼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복합 연비는 13.3km/ℓ(18인치 휠, 4WD 기준)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진동과 소음이 적어 조용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등 4가지이며, 터레인 모드는 스노우, 머드, 샌드 등 3가지가 있다.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로 선택하고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력이 가볍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차선 변경 시에는 후측방 모니터(BVM)가 장착돼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계기판에 표시해주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실내 공기를 신경 쓴 부분도 눈길을 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야외는 물론이고 실내 공간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하며 시민들은 스스로 감염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객들의 불안은 낮춰주고, 만족감은 높여주는 다양한 공기 청정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신형 쏘렌토에도 이런 부분을 생각해 공기 청정 시스템을 탑재했다. 특히 기아차는 시승 모델에 미세먼지 측정 센서를 장착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날 오후 대기 질은 매우 나쁨 수준이었는데 창문을 닫고 공기 청정 시스템을 작동하니 실내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0까지 떨어졌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치고 나간다. 진동과 엔진음은 적고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또한, 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하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후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주행해보니 사운드와 응답성이 조금 달라진다. 가속력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해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도 작동했다.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20초 가량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차량이 가속과 제동, 조향을 보조해준다.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도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됐다. 이 시스템은 차량 주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1차 충돌 이후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해 2차 사고를 방지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을 탑재했다.
신형 쏘렌토 디젤 모델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만원이다.(※개별소비세 1.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