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율甲' 임시완→'新캐릭터' 이동욱…'타인은 지옥이다', 원작과 같은 듯 다른(종합)
경이로운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하며 많은 팬의 지지를 얻고 있는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가 드라마로 탄생한다. 특히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높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원작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로 또 다른 이야기를 예고해 궁금증을 자극한다.
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OCN 새 토일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창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임시완, 이정은, 이현욱, 박종환, 이중옥, 이동욱이 참석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드라마로,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 날 선 연출과 밀도 높은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는 'OCN 드라마틱 시네마'의 두 번째 주자이기도 하다. 이창희 감독은 "드라마의 포맷을 갖추고 있으면서 영화적인 문법으로 작품을 완성해 다소 불친절할 수 있지만, 끝까지 보면 장르적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주 얇은 벽면을 사이에 두고, 완전한 타인과 함께 숨을 쉰다는 '아이러니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인 '고시원'에서 만약 내 옆에 살고 있는 '타인이 살인자라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인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 가장 낯설어지는 순간,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지옥이 펼쳐지는 파격적인 스토리를 예고한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 어귀의 낡고, 허름한 고시원 '에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천국의 이름을 가졌지만, 그 안으로 성큼 들어선 순간 누구라도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만큼,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에덴 고시원'에 '윤종우'(임시완)가 등장, 303호에 입주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낯선 고시원 생활 속 윤종우는 '타인이 만들어 낸 지옥'에 사로잡히게 된다.
윤종우를 지옥에 사로잡히게 하는 '타인'은 고시원의 사람들이다. 친절하고 푸근해 보이지만, 어딘가 행동이 의뭉스러운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정은)을 필두로, 멀끔한 외모와 달리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고시원 모두가 두려워하는 '302호 유기혁'(이현욱), 심하게 더듬는 말, 기괴한 웃음소리 등 허술한 모습으로 잔혹한 본성을 숨기고 있는 '306호 변득종'(박종환), 윤종우를 빤히 쳐다보거나 몰래 지켜보는 등 이상한 행동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313호 홍남복'(이중옥)까지, 어딘가 의심스러운 구석의 '타인'들이다.
특히 임시완을 비롯한 배우들이 모두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원작 팬은 물론, 예비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시완은 이러한 반응에 "기분이 좋다"라면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이 있다는 자체가 신경을 쓸 것이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작과 비슷해야 할까, 똑같기만 하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 기대감이 덜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원작에 갇히지 말고, 참고하면서 재미있는 작품을 함께 만들자는 의도를 보여주셨다. 지금은 그런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원작자가 '엄복순 그 자체'라며 감탄을 보낸 이정은은 "파마머리와 몸빼 바지, 컬러풀한 티셔츠 등 고시원의 보편적 주인상을 잘 그려주셔서 싱크로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현욱은 "서늘한 인상이라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타인이 나를 보는 이미지가 이렇겠다고 생각했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캐스팅이 됐다"라며 "웹툰 속 인물의 분위기가 너무 강해서 그걸 연기로 표현하기에는 작위적일 것 같았다. 평범함 속에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더 섬뜩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라고 연기에서 신경을 쓰는 포인트를 밝혔다.
박종환은 "원작의 말 더듬는 것과 종종 입을 가리고 웃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이 있는데 그러한 설정들을 함께 가져와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하려고 했다"며, "기괴한 웃음이랑 말을 더듬는 연기가 저에게도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중옥은 "꼭 웹툰 속 인물을 따라 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과거 고시원을 살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연기했다. 이걸 하면서 인상이 많이 더러워진 것 같아서 빨리 작품을 마치고,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에 이동욱은 "귀여운 외모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며 "본인도 잘 알고 있지 않냐"고 말했고, 이중옥은 "약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동욱이 맡은 '서문조'는 뛰어난 화술과 예술적 감성을 지닌 치과의사로, 원작에는 없는 역할이다. 타인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친절한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지만, 좋은 사람인지, 혹은 나쁜 사람인지 파악되지 않는 미스터리한 면이 있다. 이동욱은 "이 자리에서 캐릭터를 완벽하게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은데, 기본적으로 이들 모두와 가장 많이 얽혀있는 인물"이라며 "때로는 협력하고 대치하며, 종우의 첫 서울 생활에서 가장 먼저 다가서는 인물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새로운 캐릭터를 설정한 이유를 묻자 이창희 감독은 "드라마화가 결정된 이상, 원작을 건드렸다는 평은 연출자로서 가져가야 할 짐인 것 같은데, 원작을 그대로 만들면 실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줏대를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자 했고, 그러다 보니 인물도 추가됐다. 수정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원작자께) 상의를 드렸는데 흔쾌하게, 좋아해 주셨다. 많이 달라진 것 같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 정서는 가지고 왔기에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임시완은 "저도 고시원(고시텔)에서 생활했었는데 그때를 떠올리면서 이 작품에 이입했던 것 같다"며 "'타인은 지옥이다'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만큼, 우리의 모습과 빗대어 타인이 주는 악영향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혹은 그 타인이 나는 아닐지 하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고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작과 같은 듯,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OCN '타인은 지옥이다'는 오는 31일(토)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