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에게 미안했다"…'10년 논란史' 강인, 슈퍼주니어 자진 탈퇴
이제 더는 슈퍼주니어 강인이 아니다.
11일 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오랜만에 소식을 전한다. 좋지 않은 소식이라 마음이 무겁지만, 고심 끝에 글을 올린다"라며 "이제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을 놓으려고 한다"며 팀에서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라며 강인은 "빨리 결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내 문제로 인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는 멤버들을 보면서, 더 늦춰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팬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다. 끝까지 배려해 준 멤버들과 회사 식구들에게 감사하다. 언제나 슈퍼주니어가 승승장구하기를 응원하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2005년 11월 6일 '슈퍼주니어'로 가요계에 데뷔한 강인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에 SBS '한밤의 TV 연예' 리포터로 발탁돼 활약한 이력이 있을 만큼, 입담과 예능감이 돋보였다. 이에 데뷔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며, 슈퍼주니어의 인지도를 올리는 것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하지만, 이러한 슈퍼주니어의 이름에 가장 악영향을 끼친 것 역시 강인이었다.
첫 시작은 10년 전이다. 2009년 9월, 강인은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일반인을 폭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실 이 사건은 강인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일반인 측이 강인에 먼저 시비를 걸었고, 강인은 당시 맞고만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나온 것. 하지만 당시 여론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지나치게 엄격했다. 이에 강인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자숙 기간을 갖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자숙 기간 중 불거진다. 자숙하겠다고 나선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강인은 음주운전 사고 및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다. 당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던 강인은 정지되어 있던 차량을 받는 뺑소니 사고를 냈고, 이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뒤늦게 자수한다. 당초 술자리에서 불거진 일로 자숙했음에도, 또다시 술로 인해, 이번에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는 것에서 팬들의 여론도 악화한다. 이에 강인은 자숙 기간 도중인 2010년 7월, 육군으로 현역 입대한다.
흘러간 시간은 약이었을까, 혹은 독이었을까. 군 복무를 마친 강인은 자연스럽게 다시 슈퍼주니어로 복귀한다. 당시 강인은 "3년 만에 활동하려니 적응이 안 된다. 팀이 잘 되고 있는데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몇 년간은 무사히 활동하는 듯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강인은 논란의 중심에 선다.
먼저 자숙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강인은 2015년 4월에 2년간 예비군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했다는 것으로 고발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다. 좋지 않았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킨 사건 중 하나다. 또다시 자숙에 돌입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2016년 5월 불거진 두 번째 음주운전 사고다. 당시 강인은 자신의 승용차로 강남구 신사동의 한 편의점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도주한다. 이후 경찰에 출석해 수사를 받은 강인은 소속사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라며 연예 활동을 중지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이쯤되면 활동한 시간보다, 자숙의 기간이 더 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미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이지만, 강인은 또 하나의 사건에 연루된다. 2017년 11월 강인이 여자친구를 폭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강인은 훈방조치 된다. 이렇게 일단락된 듯 하지만, 결국 피해를 본 것은 또 슈퍼주니어였다. 당시 슈퍼주니어는 정규 8집으로 컴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기였음에도, 강인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더욱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게 된다.
슈퍼주니어 팬덤 측은 강인이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소속사 측에 탈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는 것은 물론, 자진 탈퇴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팬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슈퍼주니어에 '없는 멤버'라는 생각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러던 중, 지난 5월 규현이 소집 해제됨에 따라, 슈퍼주니어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게 됐다. 이에 '슈퍼주니어 완전체' 활동에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강인이 웹드라마를 통해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슈퍼주니어 팬덤은 각종 범법 행위를 일으킨 강인은 물론, 팬을 기만하면서 논란이 됐던 성민까지 포함, 이들의 활동과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요구했고, 레이블SJ 측은 "하반기 예정되어 있는 슈퍼주니어 정규 9집 앨범은 멤버들과의 논의 끝에 9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라며 "팀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강인과 성민은 향후 별도의 개인 활동으로 인사드릴 계획"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결국은 여론 악화를 의식했는지, 강인은 스스로 탈퇴를 결정하게 됐다. 이와 관련 레이블SJ 측은 "강인의 자진 탈퇴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아직 전속 계약 기간은 남아있는 상태"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슈퍼주니어는 오는 12일 저녁 7시(현지시각) 사우디 아라비아 제 2의 도시인 제다에 위치한 'King Abdullah Sports City'에서 단독 콘서트 'SUPER JUNIOR WORLD TOUR "SUPER SHOW 7S" in JEDDAH'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아시아 아티스트 중 최초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슈퍼주니어는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오늘(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 이하 슈퍼주니어에서 자진 탈퇴 선언한 강인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강인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여러분들께 소식을 전하네요.
좋지 않은 소식이라 마음이 무겁지만 고심 끝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이제 오랜 시간 함께했던 '슈퍼주니어'란 이름을 놓으려 합니다.
항상 멤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결심하는 것이 맞다고 항상 생각해왔지만, 못난 저를 변함 없이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회사 식구들이 마음에 걸려 쉽사리 용기 내지 못했고, 그 어떤것도 제가 혼자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문제로 인해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는 멤버들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14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언제나 과분한 사랑을 주신 E.L.F. 여러분들께 가장 죄송한 마음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슈퍼주니어란 이름을 내려놓고 홀로 걷는 길에도 항상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고 나아가겠습니다.
끝까지 저를 배려해 준 멤버들과 회사 식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슈퍼주니어가 승승장구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