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공연계의 괴물과 역대급 팬으로 완성된 이승환 '라스트 빠데이-괴물', 감동의 기록 경신하며 성료
2019 이승환 라스트 빠데이 '괴물'…‘9시간 30분, 총 93곡 공연’ 감동의 기록 경신하며 공연 성료
"해가 쨍쨍할 때 공연장에 들어갔는데 해가 지고 달을 보고 다음 날 새벽에 해가 뜰 때 집에 들어갔어요. 세상에 이런 공연이 있나요?"
"오후 4시에 시작했는데 다음 날 오전 4시가 넘어 끝난 황당하고도 황홀한 공연 현장에 제가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그냥 다 미쳤다. 가수도, 관객도"
괴물 같은 놀라운 저력을 과시한 가수 이승환의 라스트 빠데이를 다녀온 팬들의 공연 후기다. 지난 주말 이승환이 9시간 30분이라는 단독 최장 공연 시간 대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 공연의 새 역사를 다시 한번 썼다.
가수 이승환이 6월 15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진행된 '라스트 빠데이-괴물'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15일 오후 4시에 시작된 ‘라스트 빠데이-괴물’ 공연은 다음 날인 16일 오전 4시 10분에 종료됐다. 공연 중간 관객들의 식사 시간을 위해 마련된 두 번의 인터미션을 제외하면 순수 공연 시간만 9시간 30분 30초이었다. 이는 2016년 '빠데이 7' 공연에서 세운 자신의 8시간 27분 기록을 경신해낸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진기록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승환 '라스트 빠데이-괴물' 공연은 이승환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승환의 팬이라면 이미 장시간 공연에 익숙해 있지만 무려 10시간의 공연시간은 관객 본인들도 건강하게 공연을 잘 즐길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팬들은 이승환 팬카페를 통해 공연날을 위해 체력관리를 하거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팁을 서로 공유하기도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공연 시작 2시간 전부터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앞에는 2019 이승환 라스트 빠데이 ‘괴물’ MD 판매가 시작돼 구입하려는 팬들로 줄이 길게 늘어졌다. 한정수량으로 준비된 몬스터 티셔츠, 수면안대, PVC 드림백, DF 팔찌 등의 이승환 MD는 조기에 완판됐다.
라스트 빠데이 무대는 돌출무대로 꾸며져 2층의 관객들도 아티스트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열린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의 관객 수용인원은 8천명 가량이지만 최적의 공연 관람을 위해 좌석 3천석만 판매하기로 했다. 가수 이승환이 직접 답사해 좌석을 확인 후 내린 결정이었다. 장시간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관객들을 위해 당초 공연몰입도가 낮은 좌석에 대한 판매를 과감히 내려놓고 관객들이 더욱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는 무대를 모두 새롭게 제작했다.
공연장 좌석에는 장시간 공연을 위한 이승환의 선물꾸러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좌석에 방석, 타투스티커, 간식, 생수, 화장품 등이 들어있는 파우치가 놓여있어 공연 시작 전부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오후 4시 정각이 되자 '라스트 빠데이-괴물'의 1부 막이 올랐다. 1부는 이승환의 달달하면서도 애절한 명품 발라드곡으로 구성된 '온리 발라드'로 시작됐다. 발라드 무대에 어울리는 화이트 슈트를 차려입고 무대에 등장한 이승환은 잔잔하고 감미로운 발라드부터 짙은 감성의 발라드까지 총 34곡에 달하는 곡들을 선보이며 전매특허 라이브 무대로 전 관객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1부 공연의 중간에 이승환은 공연시간 10시간을 넘기겠다고 말했는데, 혹시라도 그 전에 공연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끝난다면 라스트 빠데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 라스트 빠데이2를 하겠다고 말했다. 빠데이 공연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는 가수의 멘트에 팬들은 총 공연시간이 얼마나 될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폭넓은 가창력으로 '이 노래', 'REASON', '손', '어른이 아니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시시함', 'DEAR SON', '심장병', '그늘', '흑백영화처럼', '10억 광년의 신호' 등 1989년 데뷔 앨범부터 지난해 선보인 발라드 곡까지 29년간의 시간을 망라하며 숨은 명곡들로 달달함과 애절함의 끝을 보여준 이승환은 '당부', '울다', '너만 들음 돼', '만추' 등의 무대에서는 관객들과 함께 만드는 감동의 떼창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약 3시간 45분의 1부 공연 끝나고 1시간의 첫번째 인터미션에는 샌드위치, 과일, 샌드위치 등으로 구성된 저녁식사가 제공됐다. 제공된 모든 간식에는 가수의 센스 넘치는 메시지가 스티커로 붙어있었다. 충분한 인터미션 시간으로 2부 공연을 맞은 관객들은 질서있게 다음 공연을 준비했다.
'라스트 빠데이-괴물'의 2부는 신나고 경쾌한 '최고의 하루' 공연이었다. 이승환의 '최고의 하루' 공연은 무대 영상에 최강희가 출연해 화제가 된바 있다. 2부 '최고의 하루' 공연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돼 화려하고 감각적인 무대와 음악,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연의 진수였다.
국내 유일의 장비 보유 가수답게 ‘최고의 하루’ 무대에서 이승환은 자신의 특수 레이저 장비들로 폭발적인 빛의 향연을 연출해 냈다. 압도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이승환의 수준 높은 라이브는 물론, 뮤직비디오 영상으로 특별 출연한 최강희와의 달달 케미로 볼거리가 풍성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력을 더하는 이승환의 괴물 성량과 온 무대를 휘저으며 모든 것을 쏟아내는 놀라운 에너지가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관객들 또한 그 가수에 그 팬답게 공연 끝까지 지친 기색 없이, 체육관 천장을 뚫을 듯한 큰 함성과 박수, 감동의 떼창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으며, 미리 준비해온 종이 비행기, 종이 꽃가루, 휴지 폭죽, 플랜카드 퍼포먼스 등으로 진풍경을 만들어내며 역사적인 공연의 기록을 함께 써 내려갔다.
2부 공연이 끝나고 두번째 인터미션 시간이 됐다. 해가 쨍쨍할 때 공연장에 들어간 관객들은 깜깜한 하늘에 유난히도 밝게 뜬 달을 맞으며 간식을 먹었다. 두번째 인터미션에 제공된 간식은 삼각김밥 2개, 달콤한 커피, 팥과 크림이 들어간 빵 등이었다. 맛있는 간식으로 당을 충전한 관객들은 새벽 1시에 마지막 3부 공연을 맞이했다.
마지막 '라스트 빠데이-괴물'의 3부 공연에서는 이승환과 오랜 역사를 함께한 무적밴드가 무대에 올랐다. 드림팩토리에서 오랜 시간 이승환과 함께 공연을 이어 갔던 무적밴드는 아름다운 옛 추억들을 나누며 의리의 이승환과 팬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해 뭉클함을 더하기도 했다. 3부 공연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음향, 조명, 영상, 세션 등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풍성한 공연이 이어졌다.
방대한 공연임에도 음향의 완성도는 최고였다. ‘음향덕후’란 이승환의 별명답게 스트링 팀, 색소포니스트, 코러스, 이승환 밴드와 최고의 음향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내는 명료하면서 웅장한 사운드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승환은 '변해가는 그대' 곡을 마지막으로 라스트 빠데이 공연을 마무리했다.
3부가 끝나고 무한 앵콜 무대까지 마치자 시간은 오전 4시가 넘었다. 과연 공연시간이 얼마나 됐을까 관객들은 궁금했다. 그 순간 이승환이 무대에 다시 올랐고 무대 영상에는 인터미션을 제외한 순수 공연 시간 09:30:30 이 떴다. 10시간의 공연 시간을 팬들에게 약속했던 그는 "실패!"라고 말하며 10시간 공연시간의 기록을 깨지 못함을 인정했다. 그리고 다음 빠데이를 예고하자 엄청난 함성과 환호로 팬들은 답했다.
공연이 끝난 후 이승환은 본인의 SNS를 통해 라스트 빠데이의 셋리스트를 공개하고 "성공했지만 실패!!! 그래도 너와 나는 최고!!!"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버스까지 대절해 오는 등 열정을 보여준 관객들은 공연 후 각종 SNS를 통해 "이승환만이 펼쳐낼 수 있는 경이로운 공연이다" "반박불가, 이 시대 최고의 가수" "진짜 괴물 중의 괴물이다!" "평생 간직할 완벽한 추억" "인생 최고의 공연이었다” 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번 ‘라스트 빠데이-괴물’로 또 한 번의 신화를 만들어낸 이승환은 “어제의 나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진화하며, 그것을 증명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내 편인 팬들과 오랜 조력자들인 밴드와 스태프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이승환은 오는 10월 15일, 데뷔일에 맞춰 12집 앨범(폴투플라이 후(Fall to Fly-後)) 발매를 앞두고 있어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