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 해외 소형 여행사에 부당한 갑질
지난 6월 11일 SBS의 탐사 보도 ‘끝까지 판다’ 팀에서 취재한 내용에 의하면 국내 여행 업계 1위 하나투어가 현지 여행사에게 거래 금액의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미지급하거나, 탕감 해버리는 갑질의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하나투어와 계약을 맺고 여행객을 받아온 홍콩 현지 여행사가 지상비(현지 여행경비) 7억원 이상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나투어를 고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상비를 깎아달라는 하나투어 측의 요구를 현지 여행사가 거부하자, 하나투어 측의 여행객 수를 점차 줄이고 지난해 말 결국 협력사 계약을 해지했다고 현지 여행사는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투어 본사 직원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중장부를 관리한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하나투어 측은 “여행상품 지상비의 일부를 청구기간 내에 청구하지 않는 대신 향후 미청구액을 타 여행상품 지상비에 추가해 청구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홍콩 한 현지 여행사에서 이 같은 거래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중장부를 관리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한 조직적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현지 여행사에 물량이 줄어든 부분은 현지의 다른 여행사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지 여행사가 미수금을 깔고 운영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며, 곪을 대로 곪은 문제가 터진 것이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하나투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하나투어는 업계 1위 여행사이니 소형 현지 여행사들이 강하게 미수금을 처리해 달라고 말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
이러한 거래금액 미지급의 폐해는 고스란히 여행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받아야 할 거래금액을 받지 못한 현지 여행사는 패키지 여행 소비자들에게서 미수금의 일부나마 충당하기 위해 선택관광과 현지 쇼핑, 팁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위와 같은 문제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항공권 가격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여행상품이 기획 될 수 밖에 없는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대형 여행 업체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은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일 수 있다는 것이 현지 소형 여행사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