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욕망과 희망의 문제를 표출한 작품들

김지희 작가 'Seaeled smile(2018)' Color on Korean paper 193x130cm

화려하게 장식된 안경을 쓰고, 교정기를 낀 여자의 얼굴이 그려진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감성보다 눈이 먼저 작품을 흡입하고 있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그 작품은 김지희 작가의 ‘Sealed smile’ 시리즈 중 하나였다. 
이렇게 감성보다 시각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김지희 작가의 ‘TWINKLE TWINKLE’ 개인전이다. 

김지희 작가 'Seaeled smile 2019' Color on Korean paper. 193x390cm

이번 전시회에서는 ‘Sealed smile’ 시리즈를 보다 밀도 있는 화면으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제작 기간 5개월의 4미터 대작도 전시되었다. 화려한 소비재의 전통 재료로 치밀하게 표현한 이 작품에 대해서 김지희 작가는 “욕망을 키워드로 한 신화의 명화들이나 코끼리, 기린, 백호 같은 기복적인 도상들을 작품 속에 장식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욕망과 희망의 문제를 표출했다”고 밝혔다. 

김지희 작가

김지희 작가는 “밤과 낮의 경계를 상징하는 코발트색 배경에 삶과 죽음, 화려함과 허무, 희망과 욕망, 찰나를 사는 미물과 영원하다고 믿는 보석 등을 작품에 수없이 대치시켰다”고 말했다. 반어적이며 상반된 경계에 대해 사고하는, 긴장감 있는 작품이 탄생한 과정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콜라주플러스(장승효, 김용민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영상 및 부조 작품 ‘col.l.age+ + Kim Jihee’도 공개했다. 

콜라주플러스 장승효 김용민, 김지희 콜라보 영상 작업

콜라주플러스 장승효 김용민 X김지희. Sealed smile. Dupont Clear coating on Ultra Chrome HDR

김지희 작가는 3년만에 개인전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 단계 도약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시점에서 개인전을 하고 싶었고, 제작기간을 반년 정도 잡은 대작 구상에 들어가면서 대작 완성 시기에 맞춰 전시를 잡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지난해 개관한 초이스아트컴퍼니의 강형구 작가님 개인전을 갔다가 공간과 작품이 잘 어울릴 것 같아 최윤희 관장님과 전시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고 밝혔다. 

'초이스아트컴퍼니' 전시회 외관

'초이스아트컴퍼니' 전시 내부

또, 5개월의 작품 준비 기간 중의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시간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성과를 보면서 벅찼다고 말했다. 
“장지 채색은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종이에 여러 번 색을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제작이 되는데, Sealed smile 시리즈는 초기부터 전통 재료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작업이라 장지 채색을 메인 재료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업에 들어가면서 수개월 간 홀로 한 작품에 매달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열 시간 넘게 집요하게 디테일에 집중하던 어떤 날은 순간적으로 어지럽고 멀미가 날 것 같은 기분도 느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구상한 작업을 가을에 제작 시작하여 이른 봄 새벽 두 시경 완성을 했는데, 완성된 그림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순간의 벅찼던 느낌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에게는 물성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느낌에 중점을 두고 한발 멀리서 관조하는 느낌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매체의 변주가 보여집니다. Frp, 사진 부조, 아크릴화, 동양화, 미디어, 디아섹 등 물성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느낌을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 인생의 복잡한 요소들, 그리고 그 욕망을 따라가기 위에 교정기를 낀 듯 스스로에게 아픔을 가하는 과정들, 그러나 한 송이 꽃처럼 짧은 삶을 한발 멀리서 관조하는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희 작가 'Sealed smile(2018)' 장지에 채색. 90x72cm

마지막으로 계속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는 미래를 주제로 새로움과 호기심을 담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7월 을지로 세운상가에 위치한 예술가 실험실 스페이스바에서 프로젝트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작품에 한글 텍스트가 적극적으로 표현될 예정입니다. 을지로의 잊혀져 가는 풍경들처럼, 우리 기억 속의 작지만 소중했던 풍경들을 기억해보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먼 미래에도 추구하는 주제를 꾸준히 심화해나가되 늘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올해로 11년째 ‘Sealed smile’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김지희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초기 동양화만 제작되었던 작품의 특성뿐 아니라 부조, 디아섹, 영상, 스틸, FRP(fiber reinforced plastics: 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가 돋보이는 전시로 7월 17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초이스아트컴퍼니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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