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부산모터쇼에서 출시된 중형 SUV '이쿼녹스'는 쉐보레가 5년간 국내 시장에 선보일 15개 신차 계획에 따라 더 뉴 스파크에 이어 선보인 두 번째 신모델이다. 이 모델은 판매 첫날에만 200대가 팔렸고, 이후 일평균 30대 이상씩 계약되면서 순조로운 판매 기조를 보이고 있다. 초기 선적 물량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385대가 고객 인도를 완료해 하반기 내수 3위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시기인 춘분과 추분을 의미하는 이쿼녹스는 2004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2009년 2세대 모델이 선보였으며, 새로 출시된 3세대 신모델은 SUV 시장 최대 격전지 미국에서 지난해 29만대 연간 판매고를 기록하며 풀사이즈 픽업 트럭 실버라도에 이어 북미 최다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외관은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입혀 전체적으로 역동적이고 세련됐다. 전면부는 쉐보레 상징과도 같은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이 넓게 자리 잡아 세련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서로 연결돼 일체감을 주고 역동적이다. 그릴에서 차체의 양옆으로 뻗어 나가는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날렵하다.

측면부는 입체적인 사이드 캐릭터 라인을 넣어 볼륨감이 넘친다. 또한, 날렵한 C 필러의 크롬 장식과 블랙 글래스로 처리한 D 필러는 극적으로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잘 어우러져 감각적이고 세련됐다. 후면부는 수평으로 장식한 테일램프와 보조제동등이 당당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리어 스포일러와 범퍼는 스포티한 감성도 준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실내는 말리부와 거의 비슷하지만 송풍구의 디자인과 디테일 등으로 차별화를 주었다. 계기판은 중앙에 디지털 디스플레이 창을 중심으로 왼쪽에 엔진회전수, 오른쪽에 속도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돼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 등을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도 좋다. 또한, 센터페시아는 낮게 설정된 상단 라인 덕분에 전방 시야의 확보와 개방감이 상당히 높다. 뒷좌석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더한다.

또한,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는 시인성이 뛰어나고 터치 방식이라 운전 중에도 조작이 편리하다. 모니터 밑에는 공조 장치와 휴대폰 무선충전 기능을 갖춘 적재 공간이 있다. 인포테인먼트에는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돼 주행 시 전화나 문자 뿐만 아니라 지도, 음악, 팟캐스트 등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시트는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뒷좌석은 전장 4650mm, 전폭 1845mm, 전고 1690mm, 축거 2725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등받이 각도도 조절이 가능해 거주성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은 846리터로 골프백 4개가 들어가며, 뒷좌석을 접으면 1800리터로 늘어나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트렁크 문은 핸즈프리 방식으로 발의 모션을 통해 자동으로 열 수 있고, 개폐 각도도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원터치 버튼 조작으로 뒷좌석을 평평하게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원터치 폴딩 시스템도 탑재돼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성능은 친환경 고효율 1.6리터 에코텍 디젤 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힘을 발휘한다. 기본 탑재된 스탑 앤 스타트 기능과 SCR 방식의 배출가스 저감 시스템, 차체 및 엔진의 다운사이징 경량화를 통해 복합 연비는 13.3km/L(도심: 12.2km/L, 고속도로: 14.9km/L)이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이번 시승 구간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 파주시 카페 소솜까지 왕복 약 90km이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조절이 자동이라 편리하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적어 조용하다. 이는 인장강도 1000Mpa 이상의 기가스틸 약 20%를 포함, 차체의 82% 이상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채택해 견고한 차체 구조가 한몫했다. 견고한 차체 구조는 흠차음재의 추가 적용을 최소화하면서 그 자체로 소음과 진동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일반 도로에서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이 없이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쉐보레, 이쿼녹스 / 한국지엠 제공

고속화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9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진동과 엔진음은 적고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주행 중 갑자기 시트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이는 GM의 특허 기술 '햅틱 시트(무소음 진동 경고 시스템)'가 탑재돼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등으로 인해 자동차가 위험한 상황을 감지했을 때 시트의 진동을 통해 경고음을 대신 위험 상황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왼쪽 사각 지대 경고를 위해 경고음 대신 시트 왼쪽에 진동을 줘 운전자가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진동은 경고음으로 인한 피로감이나 동승자 불안감을 경감한다.

시속 90km 이상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또한, 곡선주로에서는 원하는 만큼 반응하고 안정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시속 90km 이상 고속에서는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 일상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이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코너를 시속 40~60km로 주행해보니 서스펜션이 안정적으로 잡아줘 밀리는 현상이 거의 없다.

이쿼녹스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LS 2987만원, LT 3451만원, 프리미어 3892만원이며,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결합된 전자식 AWD 시스템은 200만원이 추가된다. 가격은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 QM6 보다 200만원 정도 비싸고, 현대차 싼타페 보다 엔진 배기량 등이 작음에도 비슷한 가격이어서 아쉽다.

조선닷컴 성열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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