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스틸러] 정유진, 이렇게 예쁜 '짝사랑 전문 배우'라니
같은 사람이 하는 짝사랑 연기인데,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정유진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늘씬한 몸매와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정유진은 일찍이 런웨이에서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각종 CF 및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베테랑 모델이다. 모델로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정유진은 2015년 SBS '풍문으로 들었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정유진은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지영라(백지연)의 딸이자, 한인상(이준)의 동갑친구인 장현수 역을 맡았다. 극 중 비중이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한인상과 서봄(고아성) 사이에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데뷔작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안정적인 연기력과 출중한 비주얼 및 스타일을 과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웹드라마 '처음이라서', KBS 2TV '무림학교' 등을 통해 연기력을 다진 정유진은 MBC '더블유(W)'를 통해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하며,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극 중 정유진이 맡은 윤소희는 웹툰 속 캐릭터로, 강철(이종석)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포지션이었지만, 오연주(한효주)가 웹툰 속에 등장하며 설정이 붕괴된다. 이에 웹툰 세계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강철이 그의 존재 이유를 각인시켜 웹툰 속 세계에서 계속 존재하게 된다. 정유진은 '웹툰 속 인물'이라는 어려운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 자신만의 매력을 더해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지난해 방영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도 정유진은 짝사랑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가 맡은 강세영은 똑똑하고 세련미 넘쳐 회사 내에서도 인기 탑이지만, 서준희(정해인)에게 한눈에 꽂혀 총력적을 펼치는 인물이다. 다소 저돌적인 짝사랑 캐릭터였지만, 정유진 특유의 도도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매력적인 인물로 탄생했다.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는 짝사랑이 아닌, 은근한 모성애를 드러냈다. 정유진이 맡은 강희수는 무대 디자인 회사 채움의 대표로, 우진(양세종)의 대학 동기이자 상사다. 극 초반 우진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짝사랑 캐릭터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실상은 서리(신혜선)를 좋아하는 우진의 마음을 알고, 은근슬쩍 그를 돕는 훈훈한 조력자였다. 정유진은 당당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갖춘 커리어우먼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얻었다.
이종석과는 분명 특별한 인연이다. 'W'에 이어,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다시 재회한 것만으로도 인연인데, 또 그를 짝사랑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정유진은 'W'에서와는 또 다른 '짝사랑법'을 보여주고 있어 호평을 얻고 있다.
극 중 정유진이 맡은 송해린은 차가운 얼음마녀 같은 인물이지만, 짝사랑하는 차은호(이종석) 앞에서는 유일하게 긴장을 풀게 된다. 수줍은 듯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차은호에게 고백을 전해 차은호와 강단이(이나영) 커플의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 방송에서 송해린은 자신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 차은호의 속내를 알게 됐고, 실연의 아픔을 겪게 됐다.
하지만 이후 대처가 일반적인 짝사랑 설정과는 달랐다. 송해린은 상처 받은 여자의 악랄한 행보가 아닌, 쿨한 면모를 보여줬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고 물러섰으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지서준(위하준)에게 위로를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에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 변화가 생길 것인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처럼 같은 짝사랑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정유진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유진은 자신의 맡은 역할 안에서도 진폭이 다른 감정 연기를 펼치며, 회차가 거듭될수록 발전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유진의 활약이 돋보이는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매주 토, 일 밤 9시 방송된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