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새? 미기록종 ‘덤불개개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
미기록종인 ‘덤불개개비’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칠발도 생물자원 관측 중 발견된 조류가 미기록종인 ‘덤불개개비’인 것으로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새의 동정을 위해 개개비과 조류의 분류로 저명한 영국 조류 위원회 소속 피터 캐너리(Peter Kennerley) 박사와 국제 버드라이프 소속 리처드 포터(Richard Porter) 박사에게 자문해, 올해 2월 덤불개개비임을 최종 확인받았다.
‘덤불개개비’는 개개비과의 소형 조류로, 크기가 12cm 정도로 작고, 외관상 깃색이 단조로우며, 대부분 덤불 속 은밀한 곳에서 움직여 종 구분이 매우 까다로운 종이다. 유럽 동부인 핀란드 남부부터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일대, 시베리아까지 번식하며,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등지에서 월동한다.
연구진은 칠발도에서 발견된 덤불개개비가 기 ‘길 잃은 새’인 것으로 판단했다. 칠발도는 전남 신안군 비금면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로,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해양성 조류의 집단번식지이자 이동성 조류의 중간기착지이기는 하지만, 덤불개개비의 기존 분포기와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길 잃은 새(미조)’는 태풍 같은 기상변화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그 종이 찾아오지 않는 곳에 돌연히 나타나는 종을 뜻한다.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는 덤불개개비 외에도 그동안 긴다리사막딱새, 가면올빼미, 귤빛지빠귀, 풀쇠개개비 등 21종의 미기록종을 국립공원 흑산도, 홍도, 우이도 일대에서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