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캠핑은 이제 범국민적인 취미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만 해도 60여만 명이었던 캠핑 인구는 이제 6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많이 늘어났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그만큼 늘어나 전국 곳곳에서 캠핑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캠핑’은 산이나 들 또는 바닷가 따위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것으로 영어 단어 ‘camping’을 그대로 가져왔다. 캠핑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요즘은 캠핑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백패킹’, ‘오토캠핑’, ‘카라반’, ‘글램핑’ 등 대부분 외국어 명칭을 그대로 차용해 쓰고 있다. 그런데 요즘 인기 있는 캠핑의 한 종류인 ‘비박’만은 순우리말 또는 잠을 자지 않는다는 뜻의 ‘비박(非泊)’이라는 한자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하룻밤을 지새우는 ‘비박’은 군사야영지를 뜻하는 독일어 ‘Biwak’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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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 같은 곳에 달아매어 쓰는 그물침대인 ‘해먹’도 ‘hammock’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온 말이지만, 한자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대표적인 단어다. 그리도 ‘비박’과 ‘해먹’ 외에 서양에서 유래되었음에도 순우리말이나 한자어로 착각하는 말은 생각보다 많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비닐’, ‘지로’, ‘백신’은 한자어라 생각하기 쉽지만, ‘vinyl’, ‘giro’, ‘vaccine’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된 외래어다. 갈지자형을 나타내는 ‘지그재그’도 영어 단어인 ‘zigzag’에서 유래됐지만, 순우리말 또는 한자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선단체에서 많이 벌이는 바자회는 시장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바자(bazar)’에 모임을 뜻하는 ‘회(會)’가 더해진 것이다. ‘망토(manteau)’는 프랑스어, ‘미라(mirra)’와 ‘빵(pão)’은 포르투갈어에서 유래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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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이나 행동을 꺼리거나 피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터부시하다’도 순우리말이나 한자어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금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터부(taboo)’에 우리말 ‘-시하다’가 붙은 합성어다.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뜻으로 쓰는 ‘마지노선(Maginot線)‘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가 독일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두 나라의 국경에 구축한 방어선에서 유래된 말이다. 프랑스 장군 마지노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이 말은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마지막 한계선’,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뜻하는 말로 이용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헹가래’는 우리말 중에는 드물게 ‘헹’자로 시작해서인지, 외래어로 자주 오해받는 순우리말이다. 사람의 몸을 번쩍 들어 자꾸 내밀었다 들이켰다 하는 일을 뜻하는 ‘헹가래’는 흙을 파헤치거나 떠내는 농기구 ‘가래’를 사용하는 동작에서 유래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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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짐 따위를 어깨에 걸어 메는 끈을 뜻하는 ‘멜빵’과 그럴듯한 방법으로 남을 속여 따먹는 노름인 ‘야바위’ 등도 ‘헹가래’처럼 외국어로 오해받는 순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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