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이식의 꿈에 다가서다! 사람 위해 태어난 ‘의료용 돼지들’
이종이식용 돼지 개발의 시작 ‘지노(XENO)’
2009년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태어난 ‘지노’는 이종이식 시 면역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돼지에게만 있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앤 돼지다. 알파갈 유전자는 돼지 등의 포유동물에는 있지만, 영장류에는 없어 영장류에 돼지 장기를 이종이식할 경우 몇 분 안에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지노’라는 이름은 ‘이종’을 뜻하는 접두사 ‘Xeno-‘에서 딴 것이며, ‘지노’ 한 마리에서 수백 마리의 후대가 태어났다. 현재는 그 후속 중 일부를 활용해 췌도 세포, 각막, 피부, 뼈 등을 영장류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노’보다 한 수 위 ‘믿음이’
‘믿음이’는 ‘지노’처럼 알파갈을 제거하고, 사람의 면역유전자인 특정 단백질(MCP)이 세포에서 발현되게 하는 등 유전자 2개를 조절한 돼지다. ‘믿음이’는 ‘지노’보다 향상된 이종이식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믿음이’의 장기와 조직을 이식받은 원숭이의 경우 심장은 60일, 각막은 400일 이상 기능을 유지했다.
‘믿음이’의 짝, ‘소망이’
‘소망이’는 사람에게 있는 특정 효소(CD73) 유전자가 발현되는 돼지로, 이종이식 후 나타나는 혈액 응고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믿음이’와의 교배로 유전자 3개가 조절된 돼지를 생산하는 데 활용 중이다.
‘믿음이’, ‘소망이’ 합쳐 ‘사랑이’
‘사랑이’는 ‘믿음이’와 ‘사랑이’의 후대로, 조절된 유전자 3개가 모두 들어간 돼지다. ‘사랑이’는 ‘지노’, ‘믿음이’, ‘소망이’의 유전자 편집 내용을 모두 지니고 있어 초급성,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 반응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