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 속 ‘바램’, 맞춤법 지적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랫말 중에는 맞춤법에 맞지 않는 것들을 왕왕 발견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가수 노사연의 대표곡 ‘만남’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라는 소절의 ‘바램’의 옳은 표현은 사실 ‘바람’이기 때문이다.
가사 속 ‘바램’은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는 뜻의 동사 ‘바라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바람’이라고 쓰는 것이 옳다. 표준어 규정 제11항에는 ‘다음 단어에서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명시한 후 ‘바라다’를 표준어로 삼고, ‘바래다’를 버린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래 제목이나 가사에는 여전히 ‘바람’을 ‘바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하면 대부분 ‘소망’의 뜻 대신 공기의 움직임에 나타나는 현상인 ‘바람(風)’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바램’은 표준어법에는 맞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지지하고 사용하고 있다. 실제 ‘바램’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매한 가수는 토이, 안치환, 신화, 정준일 등 다양하다. 가수 노사연은 2015년 ‘바램’이라는 신곡 발표 후 “원칙적으로는 표준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중전달 차원에서 ‘바람’보다 ‘바램’이 적절한 것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람’을 지지하는 이들과 ‘바램’을 고집하는 이들 사이에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이들이 맞춤법에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바램’을 쓰고 있으니, 어쩌면 ‘자장면’과 함께 복수표준어로 인정받은 ‘짜장면’처럼 ‘바램’도 ‘바람’과 같은 지위를 얻을 날이 올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바램’이 아닌 ‘바람’만 옳은 표현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노랫말에서 ‘바램’을 본다면 최소한 원래 이 말을 ‘바람’이라고 써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