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식물은 꽃잎이나 나뭇잎을 항상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와 이유리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 식물이 발달과 노화 과정 중에 리그닌(Lignin)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리그닌은 식물의 목질부를 구성하는 고분자 화합물로, 식물 세포벽에 기계적 강도를 부여하고, 셀룰로스 다음으로 많은 목재 중량을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리그닌은 이웃하는 세포 사이를 분리하는 세포벽 분해효소가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 현상이 일어나는 경계선 위치에만 밀집되게 하고 주변 세포들로 퍼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 /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물의 탈리가 일어나는 경계에서 이웃하는 두 세포(식물에서 떨어져 나가는 이탈세포, 꽃잎이 떨어지고 식물 본체에 남는 잔존세포) 중 이탈세포에서만 리그닌이 형성돼 꽃잎을 식물의 본체로부터 정확한 위치에서 떨어지게 하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리그닌의 울타리 역할 덕분에 식물은 탈리가 일어나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분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꽃잎이 떨어진 단면에 큐티클 막이 형성되면서 외부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해 생존력을 높인다.

연구진은 리그닌이 육각형의 벌집 구조를 형성하여 기능을 발휘하는데 최적인 구조로 되어 있음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발견한 리그닌의 역할과 탈리 메커니즘은 탈리 현상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화합물을 찾는 후속 연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탈리 현상을 조절하면 낙과로 잃어버리는 식량 작물의 손실을 줄이거나 잎의 탈리를 조절하여 수확량을 늘리는 등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셀(Cell, IF 30.41) 온라인판에 5월 4일 00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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