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한 영화] '28일 후...' 여행객으로 번화하지 않은 런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영화
영화 '28일 후...(28 Days Later..., 2002)'은 런던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추천하는 영화로 번화하지 않은 런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다. 극 중에서 '분노 바이러스'가 유출된 28일 후,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던 주인공 짐(킬리언 머피 분)이 밖으로 나오면서 보여지는 거리가 런던의 명소들이다.
대니 보일 감독은 폐허가 된 삶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나 괴로움을 번화하기만 한 런던이 아닌 폐허가 되어버린 런던으로 보여줬다.
처음에 짐이 병원에서 나와 헤맬 때 보이는 런던의 광경은 지금까지의 어떤 영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약 800만의 상주인구 외에도 하루에도 수 천 명의 관광객이 수없이 드나드는 런던을 영화 ‘28일 후’에서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 을씨년스러운 거리로 보여준다. 빅밴 앞의 번잡하기만 한 웨스트민스터 다리와 젊은이들의 거리 옥스퍼드 서커스 등에 이르는 거리도 역시 공허함으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뽕네프의 연인들’을 촬영하기 위해 뽕네프의 다리를 만들듯이 세트로 촬영했을까? 아니다. 짐이 버려진 거리를 헤메는 장면은 2002년 7월에 런던에서 촬영되었다. 관광객이 철철 넘쳐 나는 시기에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감독은 촬영을 위해 여명을 이용했다. 새벽 3시~ 4시 정도에 해가 떠오르기만을 기다렸다가 러시아워가 되기 전까지 촬영을 했다. 또한, 자동차 한대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 촬영도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일요일 오전에 양 방향의 교통 흐름을 통제하며 실제의 고속도로에서 2시간동안 찍은 장면들이다.
현실에서는 지나가는 관광객에 치여서 잠시도 서서 볼 수 없는 장소들을 영화 ‘28일 후’에서는 아주 편안하고 자세히 볼 수 있다. 영화 속의 장면을 잘 기억해두고, 런던에 간다면 ‘런던 아이’에서 시작하여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 버킹검 궁전 쪽으로 가는 길을 한적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런던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떠나기 전에 볼 만한 영화 '28일 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