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밀월 ‘신혼여행’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지금은 결혼 후 떠나는 신혼여행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신혼여행 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채 반백 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전통결혼예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혼여행은 일명 ‘신식혼례’라 불리는 서양식 결혼의례와 함께 들어왔다.
신혼여행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다음 두 가지 이야기가 가장 많이 알려졌다.
그 하나는 원시시대부터 시행된 약탈혼에서 신혼여행이 유래를 찾는다. 결혼은 성년이 된 남자가 여자를 가족에게서 훔쳐오는 과정으로, 신부의 가족들이 추적해 오는 것을 피하려고 멀리 달아나던 것이 신혼여행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신혼부부가 낯선 곳에서의 생존력과 친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떠나는 유목민족의 풍습에서 신혼여행이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의 신혼여행에 관한 첫 기록은 개화기에 활동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의 신혼여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혜석은 죽은 옛 애인의 무덤이 있는 전남 고흥으로 신혼여행을 가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일부 특수계층에서만 행해졌던 신혼여행은 신식결혼의 확산과 함께 퍼져갔지만, 1950~60년대에도 여전히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중상층 이상만 누릴 수 있는 호사로 여겨졌었다.
국내에서 신혼여행이 보편화 된 것은 1960년대로 초기에는 결혼식 후 승용차를 타고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가까운 온천여행을 하거나, 호텔에서 1박을 하는 수준에 그쳤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접어들며 온양, 경주, 속리산, 제주도 등으로의 신혼여행이 일반적으로 되었으며,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 이후에는 다양한 해외 관광지로의 여행이 보편화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