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은 진가는 어딘가의 ‘목적지’ 찾아 떠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정’ 그 자체가 여행이 된다는 점이다. 스위스에서만 볼 수 있는 놀라운 풍경을 보거나, 알프스의 흙을 밟고 맑은 공기를 맡는 것은 세계 그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오직, 스위스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스위스를 만끽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걷기'다. 두 발로 걷기 전까지 스위스는 이미지에 불과할 뿐이다. 고풍스러운 열차에서 내려 야생화 핀 샬레풍의 산악 마을을 거닐거나, 빙하가 녹아 내리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하이킹을 하는 것은 스위스 알프스에서만 가능하다.

여행의 낭만이 정점에 달하는 가을, 9월과 10월이 되면 로맨틱한 가을 풍경을 만끽하고자 수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로 여행을 떠난다. 알프스 산골짜기에는 가을이 조금 일찍 찾아온다. 웅장한 산 풍경 사이로 발그레하고 노란 잎새들이 늘어간다. 서늘한 가을 공기와 단풍을 배경으로 조금씩 더 높아져가는 알프스 하늘을 만끽하기 좋은 하이킹 코스를 소개한다. 스위스는 11월부터는 겨울 시즌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알프스 하이킹을 원한다면 10월 중순까지가 최고의 하이킹 시기라 보면 된다.



▶ 에델바이스와 가을 들꽃이 한 가득, 쉴트호른(Schilthorn)
알멘드후벨(Allmendhubel)->블루멘탈(Blumental)–>뮈렌(Mürren)->김멜발트(Gimmelwald)

쉴트호른(Schilthorn)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는 뮈렌(Mürren)에서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알멘드후벨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이 근처에서 꽃길이 시작된다. 먼저, 이 꽃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이킹을 시작할 수 있다.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길로, 웅장한 알프스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 150종류가 넘는 알프스 야생화가 피어나 그 절정에 달한다. 알펜로즈(Alpine Roses)와 에델바이스(Edelweiss)를 볼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이 때다.

알멘드후벨에서 시작하는 하이킹로는 블루멘탈 계곡을 지나 뮈렌까지 이어진다. 중간에는 펜션 손넨베르그(Pension Sonnenberg)나 수펜알프(Suppenalp)같은 산장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어 잠시 쉬어가며 소박하지만 점심이나 간식을 즐겨도 좋다. 뮈렌까지 약 한 시간 반정도 소요된다. 뮈렌에서 김멜발트까지 역시 약 45분 정도 소요되는데, 코스 대부분이 포장된 내리막길이다. 우천 시에도 길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길이지만 경치만큼은 빼어나 누구에게든 추천할 수 있다. 코스 중간 중간에 융프라우(Jungfrau), 묀히(Mönch), 아이거(Eiger) 봉우리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길의 매력이다. 유명 코스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유명 봉우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코스로도 유명하다. 김멜발트 역에 도착하면 뮈렌으로 돌아가거나 슈테첼베르그(Stechelberg)까지 갈 수 있는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다.

왕복일정
출발지점까지 가는 방법: 뮈렌에서 퓨니큘러를 타고 알멘드후벨까지 이동
돌아오는 길: 김멜발트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뮈렌까지 가거나, 슈테첼베르그까지 이동한 뒤 라우터브룬넨(Lauterbrunnen) 역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Interlaken)으로 이동



▶ 제주올레의 6코스와 우정을 맺은 체르마트 다섯 개 산정 호숫길(5-Seenweg)
블라우헤르드(Blauherd) - 슈텔리제(Stellisee) - 그린드예제(Grindjesee) - 그륀제(Grünsee) - 모오스이예제(Moosjiesee) - 라이제(Leisee) - 수넥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

체르마트(Zermatt) 부근의 루트는 대부분 산의 정상으로 이어지는데, 산악 철도를 이용하면 순식간에 해발 3,000미터에 오를 수 있다. 철도보다 걷기 여행을 택하고 싶다면 해발 2,571m에 위치한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출발해 다섯 개의 아름다운 산정 호수를 지나 수넥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까지 가는 코스를 즐기면 된다.
우선 체르마트에서 케이블철도로 수넥가까지 이동 후, 곤돌라를 이용해 블라우헤르드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다섯 개 산정 호숫길이 시작되는데, 가장 포토제닉한 봉우리로 꼽히는 마테호른(Matterhorn)을 바라보며 슈텔리 호수(Stellisee), 그린드예 호수(Grindjesee), 그륀 호수(Grünsee), 모오스이예 호수(Moosjiesee), 그리고 라이 호수(Leisee)를 돌아 2시간 동안 걸으면 수넥가 파라다이스에 도착하게 된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크리스탈처럼 맑은 호수에 반사되는 마터호른의 장엄한 모습이다. 산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스위스 알프스의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다. 심지어 맑고 차가운 그뤼엔 호수에서 수영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 있는 호수지만 자그마한 물고기들도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맑아 걷기 여행을 하고 난 후 더운 몸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다섯 번째 호수인 라이제(Leisee)까지 내려오다 보면, 저 밑으로 핀델른(Findeln)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샬레의 정겨운 모습이 알프스의 정취를 그대로 만끽하게 해 준다. 수넥가 파라다이스에 도착하면 케이블 철도를 타고 다시 체르마트(Zermatt)로 이동할 수 있다.

왕복일정
출발지점까지 가는 방법: 수넥가(Sunnega)까지 지하 케이블철도로 이동한 후 블라우헤르드(Blauherd)까지 곤돌라로 이동.
돌아오는 길: 수넥가에서 다시 지하 케이블철도를 이용하여 체르마트로 이동



▶ 짜릿한 빙하 하이킹, 알레치(Aletsch) 빙하 파노라마 루트
베트머호른(Bettmerhorn) -로테 춤마(Rote Chumma) - 매르옐렌제(Märjelensee) -오베레스 탤리(Oberes Tälli) - 살츠개브(Salzgäb) - 피셔알프(Fiescheralp)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가 바로 알레치(Aletsch) 빙하다. 빙하루트를 따라 걸으면 때묻지 않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총 23km 길이의 웅장한 알레취(Aletsch) 빙하는 알프스의 빙하 강 중 가장 길고 웅장함을 지닌 동시에,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기도 하다. 수 억만년 전, 빙하가 훑고 지나간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빙하 강 같은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900m의 깊이에 1,000m의 너비를 지닌 알레취 빙하의 웅장함을 바로 곁에서 보며, 해발 고도 3,000m에서 4,000m급의 산등성이를 따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빙하 강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알레취 하이킹은 해발고도 2,647m의 베트머호른(Bettmerhorn) 케이블카 역에서 시작할 수 있다.

하이킹 코스는 완만한 내리막길 뒤에 평지 길을 이어가며 로테 춤마(Rote Chumma)로 향하게 된다. 이 코스 내내 알레취 빙하의 파노라마가 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빙하에 더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이후 바위를 깎아 만든 돌 계단길을 따라 매르옐라(Märjela)와 매르옐렌제(Märjelensee) 호수로 향하게 된다. 아름다운 산상호수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다. 근처에 있는 글레쳐슈투베(Gletscherstube) 산장 식당에서 나무오븐에 구운 사과케익은 별미로 꼽힌다. 매르옐렌제 호수를 지났다면 운네레스 탤리(Unneres Tälli)나 오베레스 탤리(Oberes Tälli)를 가로질러 살츠개브(Salzgäb)로 향할 수 있다. 1km의 탤리그라트(Tälligrat) 터널을 지나는 지름길이다. 하이킹 트레일은 내리막길을 따라 피셔알프(Fiescheralp)와 베트머알프(Bettmeralp)로 이어지며 하이킹을 마무리하게 된다.

왕복일정
출발지점까지 가는 방법: 베텐(Betten)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트머알프(Bettmeralp)까지 이동 후, 곤돌라로 베트머호른(Bettmerhorn)으로 이동.
돌아오는 길: 피셔알프(Fiescheralp) 정거장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피쉬(Fiesch)까지 이동.



▶ 마크 트웨인과 피카소도 넘은 겜미(Gemmi)산 하이킹
겜미(Gemmi) 케이블카 역 – 다우벤제(Daubensee) -베르그호텔 슈바렌바흐(Berghotel Schwarenbach) - 슈피텔마테(Spittelmatte) - 순뷔엘(Sunnbüel) 케이블카 역

스위스 남단 발레(Valais) 주의 온천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는 겜미(Gemmi: 해발고도 2350m)산이 있어 하이킹을 나서기 좋다. 겜미 산에는 발레주의 로이커바트와 베른주의 칸데르슈테그(Kandersteg)를 이어주는 겜미 고개가 있는데, 알프스의 북부와 남부를 이어주던 고갯길로, 마크 트웨인(Mark Twain), 레닌(Lenin),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등 유명인사도 많이 찾았던 곳이자,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곳이다.

로이커바트에서 겜미 케이블카를 타고 겜미산에 오르면 겜미 고갯길이 바로 시작된다. 고개의 바로 옆에는 다우벤제(Daubensee) 라는 아름다운 산정 호수가 있다. 호수의 반대편으로 하이킹 트레일이 이어지는데, 베르그호텔 슈바렌바흐(Berghotel Schwarenbach)까지 걸으며 아름다운 고갯길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되어 슈피텔마테(Spittelmatte)까지 하강선을 이어가다가 칸데르슈테그의 순뷔엘(Sunnbüel) 케이블카 역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하이킹 중 로이커바드 방향으로 돔(Dom), 마테호른, 바이 스호른(Weisshorn) 등의 주요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왕복일정
출발지점까지 가는 방법: 로이커바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겜미까지 이동 
돌아오는 길: 순뷔엘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칸데르슈테그까지 이동


(자료제공=스위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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