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공개된 한국 최초 장편 소설 '무정' 초판본
고려대 도서관이 한국 최초 근대 장편 소설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 초판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춘원은 100년 전인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126회에 걸쳐 '무정'을 연재했고, 이듬해 7월 18일 출판사 '신문관'이 초판본을 인쇄해 20일 발행했다. 무정 초판본은 이때 1천 부가 발행됐지만, 현재까지 전해진 초판본은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소장하는 1부가 유일했다.
현대문학관 소장본은 표지 장정이 유실된 상태여서, 그동안은 1920년 발행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재판본을 통해 초판본의 겉모습이 추정돼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초판본은 표지, 책등, 판권지 등의 상태가 온전해 1918년 발행 당시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910년대 발행된 소설은 소위 '딱지본'으로 대표되는 화려한 그림으로 이루어진 통속적인 표지가 위주였으나, 무정 초판본은 표지에 그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작가, 제목, 발행사만이 인쇄되어,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답게 이전의 출판물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