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표 과일 씨, 먹을까? 뱉을까?
다양한 영양소가 농축된 씨앗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과일을 먹을 때 씨앗을 함께 먹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씨앗이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일부 씨앗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자연독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씨앗은 껍질이 단단해 소화흡수가 잘되지 않아 식용 가능한 씨앗이라도 먹을 때는 꼭꼭 씹어 먹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먹을 수 있는 씨앗과 먹을 수 없는 씨앗은 무엇이며, 어떻게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여름에 많이 먹는 과일을 중심으로 씨앗의 실체를 파헤쳐보자.
사과씨? 먹지 말고 뱉자!
사과는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은 과일이지만, 씨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사과씨에는 청산가리와 비슷한 사이안화물 계통의 자연 독소 ‘아미그달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사이안화물은 적은 양으로도 경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과씨 한두 개를 먹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과씨 하나에 들어있는 독소는 인체에 영향을 주기엔 너무 미량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씹어먹지 않은 씨는 대부분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어 영양소는 물론 독소도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단, 독성에 약한 아이들은 처음부터 사과씨를 먹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수박씨? 꼭꼭 씹어 먹자!
씨 없는 수박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질렀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의 씨는 귀찮은 존재로만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터넷 등에는 수박씨 발라내는 방법이 꿀팁 정보로 사랑받고 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수박씨는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수박씨의 다양한 효능이 속속 소개되며 수박씨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수박씨에는 ‘리놀렌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각종 성인병에도 도움을 준다. '수박인'이라고 부르는 수박씨의 하얀 속살은 몸의 점막을 촉촉하고 윤택하게 해 급성 천식, 기관지염에 효과적이며, 변비를 해소해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 수박씨의 ‘쿠쿠르비타신’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암세포 성장을 막고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며, ‘아르기닌’은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고 간 효소 생성을 촉진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 수박씨에는 체지방 축적을 막아주는 ‘리놀렌산’ 성분도 풍부하다.
참외씨? 싱싱한 것만 골라 먹자!
‘여름철 참외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참외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 해 씨를 모두 제거하고 먹는 이도 많다. 하지만 이는 모두 상한 참외에 한정되는 말이다. 싱싱한 참외는 과육은 물론 씨까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참외씨 역시 다른 과일의 씨처럼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 참외씨에는 칼륨,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좋다. 참외에서 가장 단 부분인 참외씨가 붙어있는 ‘태좌’에는 과육보다 5배 정도 높은 엽산과 비타민C가 들어 있다.
하지만 성질이 찬 참외는 소화가 잘되지 않아, 평소 소화불량이 있거나 몸이 찬 사람은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다. 또, 참외는 칼륨성분이 풍부해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신장질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참 외씨 주변의 과육 색이 변하거나 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먹지 않아야 한다.
포도씨? 체질 따라 가려먹자!
포도씨에는 과육이나 껍질보다 많은 폴리페놀이 들어있다. 폴리페놀은 피부 탄력을 높여주고, 혈관을 강화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이다. 최근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이 밝힌 연구결과에 의하면, 포도 속 자연 함유된 레스베라트롤과 포도씨 추출물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대장암 세포를 억제하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씨에는 효소 저해제인 ‘엔자임 인히비터’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비만, 부종, 염증 제거 등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소화 기능과 배변 기능을 떨어뜨려 배탈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포도씨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며, 포도씨를 먹을 때는 꼭꼭 씹어먹되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