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운치있는 드라이브 코스'라는 테마로 5월에 가볼 만한 곳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물빛 그윽한 풍경에 짜릿한 수상 스포츠를즐길 수 있는 '가평'부터 봄빛과 쪽빛 가득한 보물섬 '남해'까지...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인 곳들을 만나보자.
가평 75번 국도

평화로운 청평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쁘띠프랑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75번 국도는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 사내면까지 이어진 도로다. 물길을 끼고 가는 길이 눈에 띄며, 북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특히 아름답다. 산과 물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수상스키, 번지점프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쁘띠프랑스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낭만적이다. 사진이 유독 예쁘게 나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인기다. 관람객의 행동과 소리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을 전시한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캠핑장과 공원, 놀이터, 수상 스포츠까지 놀 거리 가득한 자라섬, 버려진 경춘선 철길을 레일바이크로 달리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가평레일파크 등 75번 국도를 따라 볼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가 많다.
강릉 헌화로

비경 품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강릉 헌화로'(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금진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헌화로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의 바다는 옅은 옥빛에서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아름다운 헌화로 풍경은 지난해 인기 드라마 '시그널' 최종회에서 항공촬영을 통해 소개 되기도 했다. 헌화로의 출발점인 금진해변은 몇 해 전부터 서퍼들이 모이며 서핑 스쿨과 숙소, 카페 등이 들어섰다.
금진해변에서 금진항을 지나 심곡항에 이르는 구간은 헌화로의 하이라이트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 다른 쪽은 탁 트인 쪽빛 바다를 끼고 달린다. 2km 남짓한 거리가 짧아 아쉽다면 금진항이나 심곡항에 차를 세우고 걸어보자. 도로와 바다 사이에 길이 있어 걷기 편하다. 심곡항에서 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다 바다가 보이면 정동진이다. 하슬라아트월드, 등명락가사, 강릉통일공원, 강릉커피거리, 영진해변, 주문진수산시장으로 동선을 짜면 알찬 바다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정선 만항재

정선 만항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함백산의 깊은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만항재는 고갯마루가 무려 1330m에 달해,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아 고원 드라이브 코스의 정수로 손꼽힌다. 남한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 턱밑까지 올라, 첩첩이 이어진 백두대간의 고산 준봉이 어깨쯤에서 물결치는 풍경도 매력 있다. 출발점은 38번 국도와 414번 지방도가 갈리는 정선 고한읍 상갈래교차로다. 이곳에서 정암사를 지나 만항재 넘어 태백의 화방재까지 16km쯤 달린다. 굽이굽이 휘도는 길이 제법 근사하다.

만항재는 사계절 풍광이 아름답다.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고, 겨울이면 눈꽃이 만발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피고 지는 천상의 화원으로도 유명하다. 어디 사계절뿐이랴, 만항재로 드라이브를 떠나는 이들은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 별을 좋아하는 이는 야밤에 이곳을 찾아 은하수를 만나고, 호젓한 드라이브를 꿈꾸는 이는 새벽에 이곳을 찾아 선물 같은 아침을 맞는다. 고도가 높은 만항재는 이른 아침에 안개가 자주 몰려와 몽환적이다.
금산 방우리-적벽강

방우리 강변풍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적벽강(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금산 방우리와 적벽강을 잇는 드라이브 길은 금강 물줄기가 동행이 된다. 청정한 금강 상류 마을에서 시동을 걸어, 전북 무주를 거쳐 다시 충남 금산의 금강을 만나는 독특한 코스다. 금산 부리면 방우리는 ‘육지의 외딴섬’으로 불리는 마을로 금강을 끼고 금산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려 방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전북 무주를 에돌아야 닿는 곳이다.
방우리에서 출발해 37번 국도와 601번 지방도를 경유하면 금강 다리를 수차례 건너는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충남 금산을 지나며 ‘적벽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부리면 수통리 적벽강은 강줄기가 육중한 암산으로 둘러싸여 붉은빛을 띠는 곳으로, 높이 30m 기암절벽 아래 고요한 수면과 자갈밭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보석사, 금산산림문화타운, 칠백의총, 금산인삼약령시장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17번 국도 곡성-구례

가정역에서 이어지는 섬진강 출렁다리에서 본 섬진강 풍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영화 '곡성'촬영지인 메타세쿼이아 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남원의 요천과 만나 제법 큰 강이 된다. 남원에서 내려오는 17번 국도는 곡성부터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기 시작하고, 구례를 거쳐 50km 가까이 이어진다. 봄기운이 완연한 5월에는 차창으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드라이브의 명소로 손색이 없다. 호젓한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가정역 인근의 두가세월교 건너 섬진강로를 따라 달려도 좋다.
17번 국도 인근에는 여행지가 많다. 영화 '곡성'을 촬영한 메타세쿼이아 길, 섬진강의 운치를 만끽하며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섬진강기차마을, 도깨비를 테마로 한 섬진강도깨비마을,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사성암과 섬진강 변 대나무 숲, 지리산을 대표하는 화엄사와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 등이 있다.
88번 지방도 춘양-영월

88번 지방도를 따라가며 만난 풍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한반도 지형을 닮은 선암마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북 봉화 춘양에서 강원 영월까지 이어지는 88번 지방도를 따라 봄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만산고택에서 청령포를 지나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까지 이어진다. 조선양반 가옥의 원형을 보여주는 만산고택과 천년 고찰 각화사는 고즈넉한 봄 정취가 가득한 곳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싱그러운 봄기운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봉화를 빠져나온 길은 영월로 접어든다. 길은 산모롱이를 따라 굽이돌며 이리저리 휘고, 때로는 강과 만나 찬란한 봄 풍경을 빚어낸다. 영월에서 첫 여정은 아프리카와 관련한 유물을 모아놓은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 아이도 좋아하고 어른도 즐거운 곳이다. 김병연의 흔적이 있는 난고 김삿갓 유적지와 조선 역사상 가장 불행한 임금으로 꼽히는 단종이 묻힌 장릉을 지나면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과 선돌에 닿는다. 한반도를 빼닮은 모습과 절벽이 쪼개져 두 개로 나뉜 풍경을 볼 수 있다.
남해도 일주도로

유채가 어우러진 남해의 해안도로(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유채가 흐드러진 가천 다랭이마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다른 계절보다 봄이 더욱 아름다운 남해는 다랑논에서 마늘이 쑥쑥 자라고 노란 유채 꽃이 흐드러지며, 작은 어촌은 쪽빛 바다를 품고 빛난다. 남해는 1973년 남해대교가 준공되어 하동과 연결되고, 2003년 창선·삼천포대교로 사천과 이어지면서 드라이브 명소로 주목받는다. 나비처럼 생긴 남해는 양 날개 위쪽으로 하동과 사천이 이어진다. 따라서 드라이브는 남해대교로 들어와 명소를 둘러보고 창선·삼천포대교를 통해 나가거나, 그 반대로 진행하는 게 좋다.
찾아볼 포인트로 왼쪽 날개에는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과 남해유배문학관, 가천다랭이마을 등이 있고, 오른쪽 날개에는 상주은모래비치와 물건리 방조어부림, 독일마을, 원예예술촌 등이 있다. 특히 물건리에서 미조항까지 이어진 ‘물미해안도로’는 바다 위를 운전하는 듯 짜릿하다. 맘에 드는 포구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차를 세우고 느긋하게 남해의 풍광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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