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갈등’을 겪는다. ‘갈등’이란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일어나는 대립과 충돌, 혹은 두 가지 이상의 상반되는 욕구나 기회를 두고 선택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상태를 뜻한다.
그런데 이 ‘갈등’이란 말이 재미있다.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이 합쳐진 한자어기 때문이다. 도대체 칡과 등나무가 어쨌기에 복잡한 인간관계와 내면의 고민을 나타내는 말이 된 것일까?

한 나무에 얽힌 칡과 등나무 덩굴.

칡과 등나무는 모두 덩굴 식물로, 다른 나무를 휘감아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덩굴식물은 종별로 나무줄기를 감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데, 칡은 왼쪽,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간다. 또 다른 덩굴식물인 나팔꽃은 왼쪽, 인동은 오른쪽으로만 감고 올라간다.
그런데 간혹 칡과 등나무가 한 나무에 함께 얽히는 경우가 있다. 나무를 감는 방향이 다른 칡과 등나무가 한 나무에 얽히면 모습부터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생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갈등'이란 말은 칡과 등나무의 이런 상황을 빗대어 탄생한 것이다.
갈등상태에 놓인 칡과 등나무의 경쟁은 보통 한 나무가 고사한 후에야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일부 나무에서는 덩굴을 조금 느슨하게 감아올려 갈등을 해결하고 사이좋게 공생하는 칡과 등나무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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