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929호에 지정된 진경산수화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
진재(眞宰) 김윤겸이 영남지역의 명승지를 유람하고 그린 14장의 화첩 '김윤겸 필 영남기행화첩'을 보물 제1929호에 지정했다고 8일 문화재청이 밝혔다.
이 작품은 김윤겸이 1770년(영조 46) 진주를 중심으로 한 합천, 거창, 함양, 산청과 부산(동래) 등 영남지역을 관리하는 종6품 외관직 소촌도 찰방에 임용될 당시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첩에 등장하는 지역의 명소에는 몰운대, 해인사, 태종대, 영가대 등이 있다.
김윤겸의 이 화첩은 영남지방의 명승지를 그린 몇 안 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조선 후기 선비들의 여행과 시문서화 예술의 창작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과감한 생략이 가미된 단순한 표현법과 옅은 청색으로 표현한 해맑은 선염(물이 마르기 전 붓질을 해 색이 번지도록 하는 기법) 등 김윤겸의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잘 드러낸 그의 대표 작품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김윤겸은 우리나라 진경산수화의 이론적 배경을 제시한 종조부 김창협과 김창흡의 진경문화사상에 영향을 받아 실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낸 산수화가로 18세기에 겸재 정선과 더불어 우리나라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