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읽을만한 책]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윤덕노 저 | 더난콘텐츠그룹
음식문화는 인류문명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하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살아갈 인간은 아무도 없으므로, 음식을 매개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하나하나가 곧 문화이다.
그런데 음식은 그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할 뿐 아니라, 같은 종류의 음식이더라도 조리법이나 보관법에 따라 끝없는 파생이 가능하다. 누가 먹을 음식인가에 따라서도 음식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구중궁궐의 임금님께 바치는 음식과 감옥의 죄수에게 던져주는 음식이 같을 수는 없다.
특수한 상황에 맞게 변형시킨 음식도 부지기수이다. 전쟁터라는 극한 상황에서 병사들을 먹이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 낸 다양한 음식은 그 좋은 예이다. '전쟁터에서 건진 별미들'은 바로 이런 음식들 중에서 전쟁과 관련하여 새롭게 등장한 갖가지 음식을 실증적이고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것도 전쟁과 관련이 있는 음식이었단 말인가”라고 놀랄 만한 것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건빵이나 부대찌개가 그나마 어렵지 않게 전쟁과의 관련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음식이라면, 카레라이스나 팝콘 내지는 과메기 같은 음식은 전쟁과의 연관성을 어림하기조차 힘들다. 이렇듯, 전쟁을 위해 발명하거나 변형시킨 음식이었다가 전쟁 후에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널리 퍼진 음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책은 그 가운데 52개를 골라 해당 전쟁의 역사를 배경으로 삼아 생생하게 설명한다. 동서양의 음식을 폭넓게 다루면서도 한국 음식을 더 많이 소개하므로, 읽자마자 우리네 피부에 생생하게 와 닿는다. 우리네 한국인이 근・현대의 파고를 넘으며 경험한 살아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다.
| 추천자: 계승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