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역별로 나눠보는 막걸리의 맛과 세계
대한민국에는 1,000여 종류가 넘는 막걸리가 지역 방방곡곡에 만들어지고 있다. 그 맛은 때로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완전히 다른 천차만별의 맛을 보이기도 한다. 원재료도 쌀, 밀을 은 물론, 지역별로 조, 옥수수, 감자 등이 주원료로 쓰이기도 하며, 누룩 역시 쌀누룩, 밀누룩, 전통 누룩, 혼합 누룩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효, 그리고 지역의 특산물에 별도 첨가함으로써 색다른 막걸리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지역의 소규모 양조장은 각각이 지닌 환경과 빚는 이의 철학에 따라 대기업의 주류와는 다르게 그 맛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지역 막걸리 맛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질까? 오늘은 참고가 될만한 지역별로 나눠보는 막걸리 이야기이다.
경기 북부, 경수로 인한 남성적인 막걸리
대한민국에서 가장 양조장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경기도이다. 약 800개의 대한민국 막걸리 양조장 중 200개가 경기도에 모여있다. 그 중 경기 북부는 막걸리의 문화 역시 이끄는 곳 중 하나였는데, 그 이유는 DMZ 부근의 천혜의 환경과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편리한 교통로, 그리고 술 빚기에 적절한 물(술 발효에 필요한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이 지역의 특징이다. 특히 경기도 포천 및 가평의 경우, 미네랄이 풍부한 우리나라 대표 경수의 성질을 가진 생수생산지역인데, 이 경수로 빚는 경우 발효가 빠르고 힘차 강한 탄산이 분출, 늘 고된 일을 하는 군인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어 지금의 막걸리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강원도는 역시 고랭지 막걸리
표고 100m 이하의 전 면적의 6% 미만의 강원도에서는 실질적으로 전체 면적의 불과 4% 정도가 벼농사 재배가 되고 있어, 이 지역 자체에서 쌀로 빚는 술을 만든다는 것은 예로부터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지역은 아니었다. 다만, 대한민국 임야 21%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고랭지 농업이 발달한 것은 알 수 있는데, 막걸리에 적용을 시킨다면, 옥수수, 감자, 메밀 등을 사용한 막걸리가 현재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역사가 깊은 양조장이 많은 충청도, 막걸리로는 밤이 가장 유명해
충청도에는 역사가 깊은 유명한 양조장이 두곳이 있다. 80년 전통의 충남 당진 신평 양조장과 충북 진천의 세왕주조가 대표적이다. 두 곳 다 오래된 고택이 있자던지 아니면 문화재로 지정된 곳에서 아예 술을 빚고 있는데, 이곳 외에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막걸리는 공주 밤으로 만들어진 막걸리다. 공주의 정안 면에서 생산되는 밤이 가장 유명한 밤 중 하나인데, 현재 이 공주 밤으로 충청도 부근에서 막걸리를 만드는 곳은 5곳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만큼 다채로운 막걸리를 빚는 경상도 막걸리
통일신라 시대부터 계속 정권을 잡아온 경상도는 넒은 지역의 영향에 따라 다양한 막걸리를 만들어 왔다. 특히 최근에 막걸리 붐이 일면서 다양한 막걸리의 등장으로 인해 막걸리 문화 역시 많이 부각 된 곳이 이 지역의 막걸리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적이 언양의 복순도가 막걸리, 부산의 금정산성 막걸리, 상주의 은자골 탁배기, 안동의 회곡 막걸리가 계속 알려지고 있다. 전체적인 맛은 남과 북이 좀 다른데, 남쪽으로 갈수록 약간씩 더 달아지고, 새콤해지는 면이 있다.
1960~70년대의 맛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전라도 막걸리
최근 수년간 가장 변하지 않은 막걸리 생산 지역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전라도 막걸리라고 말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중 하나인 호남평야가 있는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전라도는 그 곡창지대인 만큼 유기농 농산물로 빚은 막걸리가 가장 많은 곳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남 장성의 사미인주, 담양의 대대포 막걸리, 병영의 설성 유기농 막걸리가 잘 알려져 있다. 반대로 쌀을 고수하지 않고 70년대 방식으로 밀로 만드는 막걸리 업체도 많은데, 재미있는 것은 라벨 자체도 변함이 적어 1970~80년대를 연상되는 추억의 밀 막걸리 맛이 느껴지는 곳도 많다는 곳이다.
결국은 즐겁기 위해 마시는 가벼운 전통 술 음료
간단하게 대한민국 막걸리를 지역별로 정리해 보았지만, 막걸리 맛을 보며 단맛, 신맛, 감칠맛 등등 따지며 마실 필요는 없다. 과음하지 않는 차원에서 즐겁게 마시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빚는 이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재료가 다르다는 것은 인식하고 철학과 고집의 장인정신으로 만든 막걸리는 우리 소비자가 지속해서 알아주고 찾는 문화는 발달해야한다. 이렇게 되어야만 역사와 문화가 함께 하는 막걸리 문화가 진정으로 발전될 수 있고, 문화가 발전 할수록 그 나라에 대한 브랜드 역시 같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