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에 대한 송강호, 공유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이야기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
오는 9월 개봉 예정
송강호와 공유 주연, 김지운 감독의 신작 영화 ‘밀정’은 1920년대 말을 배경으로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일본인 경찰로 등장하는 송강호
최근 영화 ‘관상(2013)’, ’설국열차(2013)’, ‘변호인(2013)’, ‘사도(2014)’ 등에서 다양하고 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송강호는 이번 영화에서 조선인 일본 경찰로 변신한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현실의 생존과 애국의 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인이지만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경무국 경부 자리까지 오르며 출세 가도를 달리는 이정출은 실존했던 조선인 일본 경찰 ‘황옥’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이다. 이정출은 경무국 부장 히가시의 지시로 의열단에게 접근해서 비밀을 캐는 임무를 맡게 되고,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공유 분)에게 은밀하게 접근해 의열단과 일본 경찰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만들 예정이다.
송강호는 이정출 역을 맡으면서 “아주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고 깊이감 있는 인물”이라고 언급했고, “심리적인 변화를 포함한 극 중 인물의 변화무쌍한 부분들을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강호와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는 매번 일생일대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다. 이정출이라는 인물은 인생에서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하는 캐릭터인데, 송강호가 연기하는 그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는 게 정말 흥미진진했다. 영화 ‘밀정’을 통해 그의 연기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도대체 저 사람의 한계는 어디일까를 또 한번 실감하는 대단한 경험을 했다”고 말하며 송강호와의 협업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의열단의 리더로 등장하는 공유
최근 영화 ‘남과 여(2015)’에서 열정적인 남자로 여심을 흔들고, ‘부산행(2016)’에서 정체불명의 재난 속에서 필사의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선보인 배우 공유는 영화 ‘밀정’을 통해 첫 시대극에 도전한다.
내부 정보가 새어나가 의열단을 이끄는 리더가 피살되고 그 자리를 이어받아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로 활약하게 된 김우진 역을 맡는 배우 공유는 일본 경찰의 철저한 감시 속에서도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하며 의열단 내부에 숨어있을지도 모를 밀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극 중 김우진는 의열단 내부에서 작전이 새어나간 것에 대해 의심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접근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 분)과 정보를 캐내기 위해 형제처럼 가까이 지낸다. 그는 누구의 앞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대의 숨겨진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는 날카로운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유는 “리더십과 냉철함을 지니며,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대의를 위해서 본인을 희생하는 김우진의 냉철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밀정’으로 공유와 첫 작품을 하는 김지운 감독은 “김우진은 차가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만 내면에 여리고 따뜻한 면모를 가진 남자다. 그것을 공유가 정말 한 점 부족함 없이 잘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공유가 보여준 역할들이 다 좋았지만 영화 ‘밀정’에서는 공유의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김우진 역의 공유를 기대하게 했다.
김지운 감독의 첫 시대극
코믹잔혹극 ‘조용한 가족(1998)’, 코믹드라마 ‘반칙왕(2000)’, 공포스릴극 ‘장화, 홍련(2003)’, 액션코믹모험극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까지 다양한 장르의 달인 김지운 감독이 1923년 실재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영화 ‘밀정’을 제작했다.
김지운 감독은 “은밀히, 남몰래 무언가를 염탐해서 사정을 알아내는 것을 뜻하는 ‘밀정’은 ‘첩자’, ‘첩보원’이라는 서구적 개념의 단어보다 좀 더 동양적이고, 의뭉스럽고 속을 알 수 없는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하며, 당시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들을 고스란히 그려내고자 했던 의도를 전했다. 또한, “빼앗긴 나라를, 민족의 혼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쳤던 독립투사 모든 분들의 그 모습을 현장에서 읽어 내려가면서 무척 가슴이 뭉클했다. 그 감동을 온전하게 영화에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스파이물의 장르적 쾌감 위에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 감정을 흥미진진하고 밀도 높게 다루려고 했다”며 인물들 간의 치밀한 암투와 회유, 교란을 깊이 있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낼 것을 예고했다.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등 남다른 개성을 지닌 배우들이 출연하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은 오는 9월에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