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읽을만한 책] 우리말 선물
조현용 저 | 마리북스
‘아름답다’라는 단어에서 아름의 어원은 무엇일까? 국어학자인 지은이에 따르면 아름은 ‘나’, ‘개인’을 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니, 자신의 가치를 잘 발휘하는 사람이 가장 보기 좋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선을 다하다’에서 최선은 ‘열심’이 아니라 ‘가장 선한 것’을 뜻한다. 내가 지금 열심히 한다고 하는 일이 정말로 선한 것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말이다. ‘위기’는 어려운 상황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위험’과 ‘기회’를 합친 말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회가 더 많은 법이다. ‘인사(人事)’의 한자어를 풀면 ‘사람의 일’이라는 뜻이다. 예절이기 전에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평생을 인사만 잘 해도 잘 살 수 있다. ‘동정(同情)’은 ‘그 사람과 같이 느끼다’라는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듯하여 안타깝다. 상대방의 처지에 동참하여 행동으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것이 동정의 참뜻이다.
이처럼 지은이는 사랑, 아름답다, 외로움, 시간, 궁금증, 소중하다, 가짜, 미안하다, 배려, 잡초, 내일, 기억, 나쁘다, 예쁘다, 스승, 미소 등 우리가 일상에서 거의 매일 쓰는 60가지 단어의 어원을 살피고, 단어라는 씨앗에서 발아된 정신, 문화, 풍습, 교훈 등을 자신의 생각과 버무린 뒤, 그것을 정서(情緖)라는 보자기에 싸서 우리에게 듬뿍듬뿍 안겨 준다.
쉬운 글이지만 농익은 내를 유감없이 풍기는 글이다. 따듯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젖어들기도 하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나무그늘에 누운 듯 편안해지기도 한다. 말이 주는 감동의 파장은 다양한 결을 갖는다. 사람은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 얼굴의 모양새가 달라진다고 한다. 좋은 생각이 담긴 우리말의 고운 결을 따르다 보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가리라.
| 추천자: 강옥순(한국고전번역원 출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