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다를까? 한·중·일 ‘젓가락’ 삼국지
동양권의 음식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젓가락은 음식을 잡아먹거나 물건을 집는 데 쓰는 한 쌍의 가늘고 짤막한 나무나 쇠붙이로 만든 도구를 말한다. ‘젓가락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 중국, 일본 외에도 15억 아시아인이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 젓가락은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발전해왔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가장 먼저 젓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인 고대 은나라의 갑골문자에는 중국인들이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은 약 1,800년 전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젓가락에 대한 기록은 한국보다 400년 늦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젓가락 '콰이즈(筷子)'
중국에서는 주로 대나무 등의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한다. 중국 젓가락은 한국이나 일본의 젓가락보다 유난히 길다. 원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밥을 먹는 특유의 음식문화를 가진 중국에서는 멀리 있는 음식을 집기 쉽도록 젓가락이 길어진 것이다. 기름지고 뜨거운 음식이 많은 중국 음식의 특성으로 젓가락은 둥글고 통통하며 끝이 뭉뚝한 모양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본 젓가락 '하시(箸)'
습기가 많은 일본에서는 쉽게 녹이 슬지 않는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한다. 일본 젓가락은 삼국의 것 중 가장 짧다. 일본인들은 그릇을 입에 대고 쓸어 먹는 풍습이 있고, 우동 등의 면류를 많이 먹어 짧은 젓가락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또 생선과 해산물을 많이 먹는 일본 음식문화의 영향으로 젓가락은 생선 가시나 해산물의 껍질을 발라내기 쉽도록 끝이 뾰족한 모양이 되었다.
숟가락과 한 쌍을 이루는 한국 젓가락
한국의 젓가락은 길이나 두께 등에서 중국과 일본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보이지만,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중국, 일본과는 달리 놋쇠나 은 등으로 만든 금속 젓가락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김치, 깻잎, 콩자반 등 다양한 재료와 모양의 반찬을 잡기 위해서는 가벼운 나무젓가락보다는 무거운 쇠젓가락이 편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의 젓가락은 끝부분이 납작한 모양을 갖게 되었다.
특이하게 한국에서는 주로 젓가락으로만 식사하는 중국, 일본과는 달리 숟가락을 함께 쓴다. 밥과 국을 먹을 때는 숟가락을 이용하며, 젓가락은 반찬을 먹을 때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