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뱃돈은 당연한 풍습? 세뱃돈의 역사
설날이 되면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이 세뱃돈이 아닐까?
지금은 설날 세뱃돈을 당연히 주고받는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지금과 같은 세뱃돈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설에는 세뱃돈보다 설빔 마련이 우선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세배 후 덕담을 주고받았으며,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는 명절음식과 술을 대접했다. 아이들에게는 떡이나 과일 등을 줬다. 세뱃돈을 주더라도 ‘복돈’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많은 돈을 주지는 않았다. 받는 사람도 적은 돈을 받더라도 많다고 여겼으며, 세뱃돈을 복주머니에 넣어 소중히 생각했다.
민속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세뱃돈 문화가 정착한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첫날 봉투에 돈을 넣어 주는 일본의 설 전통 풍습인 ‘오토시다마(お年玉)’가 일제강점기에 일부 상류층에 의해 들어왔다는 것이다. 또 1960년대 근대화와 지폐의 보편적 사용이 세뱃돈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뱃돈은 1980년대부터 대중적인 설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 세뱃돈으로는 빳빳한 신권 지폐가 가장 많이 이용되지만, 요즘에는 외화, 상품권, 이머니, 포인트 머니 등 다양한 재화가 세뱃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부유층의 경우에는 세뱃돈으로 증권이나 거액의 돈이 예치된 예금통장을 주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세뱃돈을 단순히 세배하고 받는 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세뱃돈은 액수보다는 그 속에 담긴 마음이 더 중요하다. 그 의미를 바로 알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고받을 때 세뱃돈이 진정한 설 풍습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