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포스터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4개 주요 부분 수상을 했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여자 복서의 이야기이면서, 가정에서 버림받고도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꿈을 향해 달려 인생의 행복을 이뤘던 한 여인의 짧은 인생에 대한 영화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13살부터 식당 등에서 일하며, 고도비만인 엄마와 중고 트레일러에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사는 매기(힐러리 스웽크 분)는 복싱 챔피언의 꿈을 안고 트레이너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를 찾아간다. 매기를 처음 본 프랭키는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이며, 여자라는 이유로 거절하지만, 그녀의 집념에 항복하고 결국 챔피언을 향한 훈련을 시작한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그 후 복서로 승승장구하는 매기(힐러리 스웽크 분)는 자신도 아직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트레일러에서 사는 어머니를 위해서 집을 선물한다. 그런데 그녀의 어머니는 왜 집을 사주냐며, 집이 있으면 보조금이 나오지 않는다고, 돈으로 주지 왜 집을 사주느냐고 매기를 원망한다. 매기는 집을 팔아서 현금으로 쓰든지 하라고 말하고 바로 그 자리를 떠난다. 매기가 목숨을 걸고 고생해서 돈을 벌어 주었는데 어머니와 동생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하소연만 한다. 
그런 가족을 뒤로하고 그녀는 다시 경기에 임한다. 그러나 대결 도중 상대편의 반칙과 맞물린 사고로 매기는 전신 마비가 된다. 다리까지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몸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이런 상황에 다시 기막히게 잔인한 그녀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근처에 놀러 온 듯한 복장으로 병원을 찾은 가족들은 매기의 몸 상태와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가 벌어놓은 돈에 대해 변호사를 데려와 대화를 시작한다. 누워있는 매기에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재산을 자신들에게 양도하라면서 손도 움직이지 못하는 매기의 입에 펜을 넣어 사인(sign)을 받으려고까지 한다. 기가 막힐 정도로 잔인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대부분 가족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행복의 거점’이기도 하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위로의 거처’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주인공 매기의 가족은 그것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가족 같지 않은 가족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후 매기는 프랭키에게 안락사를 요구한다. 다시 복서가 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가족이 미워서가 아니라, 삶의 행복을 느꼈기 때문에 그 행복을 잊기 전에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면서.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다치기 전 고향에 갔던 매기는 프랭키와 함께 어떤 식당에서 머핀을 먹었었다. 매기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프랭키에게 말했다. 
"어릴 적에 아빠와 함께 자주 왔던 곳이에요. 머핀이 정말 맛있는 곳이라서 자주 왔어요. 맛있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프랭키가 매기와 갔던 식당에서 혼자서 머핀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식당은 그냥 길가에 있는 커피나 스낵을 먹는 유명하지 않은 평범한 작은 식당이었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이렇게 작은 것에 행복 느끼며 살았던 매기는 삶의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가족으로부터 안락사의 고통보다 더 큰 아픔과 불행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도움과 위로를 가장 많이 해주는 가족에게 조차 아무런 것도 받지 못한, 아니 뺏기기만 했다. 
그런데도 매기는 자신의 삶이 행복했다고, 행복을 간직한 채 세상을 마감할 수 있게 해달라며 죽음을 받아들인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진한 잔상으로 남아 있는 그 장면은 만약 지금 삶에 어떤 불행이 있어도 주인공 매기만큼의 불행이 아니라면 행복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남아 있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컷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 말은 허름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보석 같은 물건을 구했을 때 외치는 말이다. 
잔인한 가족과 비참한 상황을 넘어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았던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주인공 매기처럼, 우리도 삶은 힘들지만 작은 부분에서 행복을 만나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외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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