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토크] 대출 광고, 이대로 괜찮아요?
커다란 땅콩들이 춤을 추며 걱정 말라 외쳐대던 대부업체 광고가 처음 TV에 나온 것이 2007년, 벌써 8년 전이다. 그동안 대출 광고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지만, 대부업체의 자본력 때문인지 대출광고는 점점 많아져 요즘은 케이블TV와 인터넷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출 광고의 메시지는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빠르고 쉽게 간편하게 돈 걱정을 해결해준다는 것. 하지만 이들 광고에서 대출 금리 등 실제 대출에 필요한 안내나 대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역시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서민의 친구, 여자를 위한 서비스,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입금, 1개월 무이자 등을 내세운 다양한 대출 광고는 중독성 높은 후크송과 함께 사람들의 뇌를 점점 잠식시키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대출 광고가 대중화되면서 대출에 대한 경각심이나 개념이 점점 흐려진다는 것이다.
혹자는 대출 광고가 어떻든 사용자가 조심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무방비로 대출 광고를 접한 이들은 “바쁠 땐 택시도 타야 한다”는 대부업체의 주장은 쉽게 받아들이지만, 그 택시는 정말 신중하게 고민한 후에 타야 함을 간과하기 쉽다. TV만 틀면 흘러나오는 대출 광고 후크송을 유행가처럼 따라 부르는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때 TV를 점령했던 주류 광고는 청소년 보호를 이유로 알코올 17도 이상 주류 방송광고를 금지했고, 담배 광고도 TV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대출 광고 금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업종의 광고가 도배되는 것은 좀 심하지 않은가 싶다. 나날이 고도화된 마케팅 수법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대출 광고가 판을 치는 세상,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건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