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배달
김선영 저 | 자음과모음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는 매 순간 이루어진 선택의 결과다. 그래서 우린 가끔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선택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정작 성인 독자의 반응이 훨씬 뜨거운 <특별한 배달>은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흔히 마음에 들지 않는 환경이나 불행에 대해 남의 탓을 하곤 한다. 하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보다는 어른들에게 의해 주어진 환경을 살아야 하는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특별한 배달>의 주인공 태봉과 슬아는 이런 불안한 청소년의 심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어른들에 의해 주어진 환경에 절망적인 현실에 놓여 있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장래희망이 ‘잉여인간’이 된 태봉과 파양의 두려움을 안고 사는 슬아. 심드렁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세상을 대하던 태봉과 슬아는 시간을 거스르는 ‘웜홀’을 통과하게 되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지금의 현실이 오롯이 남의 탓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타인에 의해 놓여진 상황일지라도, 결국 ‘나’의 선택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책은 현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 ‘나’의 책임은 얼마만큼인가에 대해서. 소설 속 슬아는 이렇게 말한다.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가 있는 거 같아. 자신을 들여다보는 사람만이 다른 형태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자신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해. 자꾸 그렇게 점검하며 길을 내는 게 제대로 사는 거 아닐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멈추고 미래의 삶을 위한 ‘선택’에 집중하고 싶다면 <특별한 배달>을 추천한다.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태봉과 슬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선택’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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