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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대를 이끌다] 유통업계, ESG경영 위한 기업·단체 협업 활발

기사입력 2021.09.06 15:19
  •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ESG경영은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은 물론,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에도 유리하게 작용해 기업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ESG 추진전략’에도 장기적 과제로 환경 관련 대책이 강조되며, 친환경 정책에 대한 각 기업들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ESG경영에 나서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타 기업 혹은 단체와 ‘협업’하며 ESG경영의 첫걸음을 떼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거나, 식품 부산물과 포장 용기 등을 새로운 상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식이다.

    밀키트도 화장품도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로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는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과 협업해 밀키트를 다회용기에 포장해 배송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마이셰프의 밀키트와 락앤락의 ‘비스프리 스테커블’ 용기를 구성해 할인 판매하고, 락앤락 용기에 밀키트를 담아 배송하는 방식이다.

  • 기존의 일회용 포장 용기 대신 다회용기에 제품을 배송해 밀키트 취식 이후에도 용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모션 메뉴는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명절에 어울리는 ‘소고기 육전’, ‘궁중소불고기’, ‘버섯가득 소불고기 전골’이며, 용기는 활용도 높은 1.6L 및 3L 용량의 직사각형 제품이다. 이번 협업에 사용되는 다회용기는 락앤락의 ‘비스프리 스테커블 라이트 그레이’로, 항균 효과 99% 실리콘 패킹,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지 않는 트라이탄 소재, 모노톤 파스텔컬러로 모던함을 살린 디자인이 특징이다.

  • 이마트도 다회용기 사용 장려에 나섰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환경부, 한국환경산업 기술원, 생활용품 브랜드 슈가버블과 협업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리필할 수 있는 자판기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매장에서 전용 리필용기를 구매한 후 제품을 충전하면 된다. 재사용이 가능한 이 용기는 친환경 콘셉트에 맞춰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60% 이상 사용해 제작한 제품이다.

    버려지는 쓰레기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식품을 생산하거나 배송하며 발생하는 쓰레기에 주목해 친환경을 실천하는 기업도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부터 푸드업사이클 전문기업 리하베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맥주부산물(맥주박)을 이용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로 올해 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맥주박리너지바(RE:nergy Bar) 펀딩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바 있다.

  •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을 위해 시작한 ‘용기내고 리필해’ 캠페인 진행 7주 만에 11,200여 개의 공병을 수거했다.

    ‘용기내고 리필해’는 소비자가 다 쓴 아로마티카 제품 공병과 투명 생수병을 깨끗이 세척한 뒤 반납하면 아로마티카 제품으로 리필해주는 지속가능한 환경 캠페인이다.

    7월 1일 캠페인 시작 이후 8월 22일까지 약 7주간 수거된 용기는 총 11,197개로, 이 중 아로마티카 공병은 1,896개, 투명 생수병은 9,301개다. 향후 10t 규모의 용기가 모이면 PCR(Post-consumer Recycled, 사용 후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 공장으로 보내져 아로마티카 제품 용기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 맥주박리너지바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곡물 부산물을 밀가루처럼 가루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탄생한 에너지바 제품이다. 맥주박은 파스타면 등으로 다양하게 가공할 수 있어, 두 기업은 추후에도 그래놀라, 시리얼 등 다양한 식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버려지는 포장재를 업사이클링한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SSG닷컴은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기업 테라사이클과 협업해 새벽배송 포장재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그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새벽배송을 이용한 고객이 배송용 비닐과 드라이아이스 부직포를 다음 배송 때 집 앞에 내놓으면 SSG닷컴과 테라사이클이 이를 수거해 원료화하는 방식이다. 재활용 원료로는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굿즈를 만들어 고객에게 증정할 계획이다.

    생분해·재생용지 등 친환경 포장재로 변경

    생활 속 친환경 활동을 위해 GS25가 친환경 봉투를 도입한다. GS25는 우선 점포별 상황을 고려해 점포에서 비닐봉투와 친환경 봉투를 선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점차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 GS25는 지난해 소비된 2억 3천여 장의 비닐봉투를 친환경 봉투로 대체할 경우 연간 약 9,000톤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소나무 140만 그루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GS25는 이번 친환경 봉투 도입 외에도 무라벨 생수 출시, 카페25 컵, 뚜껑 등 친환경 부자재 사용, 아이스음료 내 옥수수 소재 생분해 빨대 사용, 잉크 사용 없는 민무늬 아이스컵 전환, 도시락 뚜껑 친환경 소재 변경, 친환경 상품 포장재 확대 등 전방위적인 친환경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 러쉬코리아는 비영리단체인 ‘에코 인터벤션스’와 협업해 코르크로 만든 제품 보관 용기인 ‘코르크 팟(Cork Pot)’을 선보인다. 러쉬는 ‘코르크 팟’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생산 지역에 환원하고 생태계 복원을 돕고 있다.

    ‘코르크 팟’은 포르투갈 남부에 있는 숲에서 자란 코르크나무 껍질로 만들었다. 코르크 팟 1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약 1.2kg을 흡수하는 효과를 가진다. 러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탄소 양성(Carbon Positive)’ 포장재다. ‘탄소 양성’은 탄소 중립을 넘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함으로써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코르크나무 껍질이 다시 자라나는 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한다. 이 껍질은 러쉬의 지속 가능한 용기 ‘코르크 팟’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소 양성’을 실현한다.

  • 롯데푸드는 업계 선도적으로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전면 퇴출한다. 이번 추석부터 명절 선물세트 전체(34종)를 ‘친환경 ECO 선물세트’로 바꾼다. 기존에 선물세트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트레이와 캔햄의 플라스틱 캡은 이번 추석부터 전면 제거했다. 대신 FSC(국제산림관리협회)의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트레이와 케이스를 만들었다. 세트 포장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던 트레이가 빠지면서 케이스 전체가 종이로 이루어진 차별화 된 형태의 선물세트로 완성됐다.

    기존에는 부직포로 만들던 선물세트 가방도, 이번 추석부터는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를 이용해 만든다. 케이스와 가방에 인쇄하는 내용도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오염물질을 줄이고 재활용을 용이하게 했다.

    선물세트의 크기도 줄여 불필요한 포장을 제거했다. 구성품이 들어가는 꼭 필요한 공간만을 남겨 기존 선물세트 대비 최소 11%에서 최대 32%의 면적을 축소했다. 이를 통해 산림 자원의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선물세트 적재 시 불필요한 공간의 차지를 줄이면서 물류 운송의 비효율도 줄였다.

  • 하이네켄코리아는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국제산림관리협의회의 FSC 산림인증을 받은 종이박스로 포장된 논알콜맥주 ‘하이네켄 0.0 패키지’를 선보였다.

    FSC 산림인증은 나무를 심어 자연 친화적으로 관리되는 숲의 목재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유통, 가공 등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는지를 확인하고 보증하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하이네켄 0.0 패키지’는 FSC 산림인증을 받은 친환경 소재의 종이를 사용했다. 또한 재사용 용지에 콩기름 인쇄를 하여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친환경 캠페인도 펼쳐

    락앤락은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해 제주올레 길에 오래된 밀폐용기로 만든 업사이클링 모작(MOJAK) 벤치를 설치했다. 작년 ‘고요 벤치’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제작한 ‘모작 벤치’는 자원순환을 위한 ‘러브 포 플래닛(Love for planet)’ 캠페인의 일환이다.

  • 모작은 ‘매듭’의 제주도 방언으로, 모작 벤치는 ‘사물, 사람, 자연은 모두 연결돼 있다’는 뜻을 담아 제주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자원순환의 의미를 실생활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18코스 별도봉과 11코스 모슬봉, 15코스 한림읍 귀덕리 등 제주올레 길 3곳에 총 10개의 벤치를 조성했다.

    모작 벤치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락앤락이 ‘러브 포 플래닛(Love for planet)’을 진행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수거한 밀폐용기에서 나왔다. 의자 한 개를 제작하는 데 16kg의 폐플라스틱이 사용됐으며, 제품으로 환산해 보면 총 10개의 모작 벤치를 만드는 데 플라스틱 밀폐용기(460ml) 1,450여 개가 사용된 셈이다. 모작 벤치 제작에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비영리공익재단 ‘아름다운가게’가 함께 참여했다.

  • 한국 코카-콜라는 일상 속에서 사용된 투명 음료 페트병의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는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더플 캠페인(이하 원더플 캠페인)’ 시즌2를 진행했다.

    ‘원더플 캠페인’은 일상에서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국 코카-콜라가 이마트, SSG닷컴, WWF(세계자연기금), 테라사이클과 함께 진행하는 소비자 동참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지난 달 19일 시작된 ‘원더플 캠페인’ 시즌2는 고품질의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 투명 음료 페트병의 자원순환을 위해 회차별 1,400명씩 3회차에 걸쳐 총 4,200명의 소비자와 함께할 예정이다. 회수된 음료 페트병은 사용된 플라스틱이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은 보랭백 ‘코카-콜라 알비백(I’ll be bag)’으로 재탄생돼 참가자들에 재전달되어 일상 속에서의 음료 페트병의 자원순환 경험을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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