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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렉티브] 깊게 뿌리내린 역사·문화, 오감(五感)으로 즐기는 시즈오카

기사입력 2024.04.08 10:00
다도(茶道)·미식(美食)·공예…곳곳에서 펼쳐지는 이색 풍경
소소한 행복과 여유, 평화롭지만 뻔하지 않은 시즈오카 여행
  • ▲ [일본 여행] 시즈오카현 인터렉티브 4K 영상 #2(후지산 세계유산센터, 후지스피드웨이호텔&모터스포츠 뮤지엄, 타쿠미슈쿠, 교쿠로노사토) / 촬영=이중선·곽호진PD
    시즈오카는 일본 내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는 따뜻한 날씨에 스루가만, 후지산, 녹차밭의 풍경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킨다. 도쿄처럼 화려한 대도시의 면모도, 교토처럼 타임슬립한 기분이 들지 않아도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거닐며 일본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다.

    [인터렉티브] '평화롭고 여유롭다…시즈오카에 찍고 온 초록색 쉼표' 바로가기

    ◇ 슨푸의 공방 타쿠미슈쿠

  • 슨푸의 공방 타쿠미슈쿠에서는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슨푸의 공방 타쿠미슈쿠에서는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시즈오카 내 프라모델 산업이 번성하게 된 것은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17세기 에도 시대 당시 구노잔도쇼구(久能山東照宮) 건축과 센겐(浅間)신사의 재건을 위해 슨푸(駿府·시즈오카 옛 지명)에 전국의 목공, 조각사, 도장공 등 장인들이 모였고 그들을 중심으로 공예품과 목재 모형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전통공예 체험시설인 '슨푸의 공방 타쿠미슈쿠'에는 다양한 분야의 공방이 모여있다. 스루가 대나무 세공을 비롯해 염직물, 도예, 목공, 칠기는 물론 전시품 또는 책자에서 만들고 싶은 작품을 골라 만들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최고급 벌꿀과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는 카페, 수제 맥주 공방 등을 더해 현재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명 프라모델 기업 타미야에서 감수한 모형 공방도 운영하고 있다.

    ◇ 교쿠로노사토

  • 교쿠로노사토 다실 효케츠테이
    ▲ 교쿠로노사토 다실 효케츠테이

    시즈오카는 일본 녹차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녹차 생산지다. 따스한 햇볕,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 후지산 만년설에서 내려온 물이 시즈오카 차의 특별한 맛을 빚어낸다. 에도 시대부터 이 지역의 귀족은 차의 향, 맛, 색을 보고 어떤 가문의 차가 좋은지 내기를 했을 정도로 시즈오카의 차를 자부심으로 여겼다.

    시즈오카에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녹차 다원이 곳곳에 있다. 품질이 좋은 차의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교쿠로노사토(玉露の里)는 시즈오카의 차 중 최상품인 옥로차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다도(茶道) 체험을 할 수 있다. 교쿠로는 일본의 고급차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며 찻잎을 따기 약 20일 전부터 햇빛을 차단, 광합성 작용을 줄여 색을 진하게 하고 단맛을 극대화했다. 신록이 가득한 일본식 정원 속 정통 다실에서 교쿠로차 혹은 말차, 화과자, 티 세러머니를 체험할 수 있다.

  • ▲ [일본 여행] 시즈오카현 인터렉티브 4K 영상 #3(우나기 사쿠라야, 우오가시마루텐, 테우치소바 다카다) / 촬영=이중선·곽호진PD

    ◇ 우나기 사쿠라야

  • 160여년 역사의 장어요리 전문점 우나기사쿠라야
    ▲ 160여년 역사의 장어요리 전문점 우나기사쿠라야

    시즈오카현 동부에 있는 '물의 도시' 미시마의 명물은 장어다. 이곳의 장어가 유명한 이유는 후지산의 눈 녹은 물로 만들어진 지하수를 이용한 관리 방법 때문이다. 장어를 4~5일 정도 지하수에 풀어놓으면 특유의 비린내와 흙냄새가 없어져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우나기 사쿠라야는 1856년 문을 연 160여년 역사의 장어요리 전문점이다. 다다미로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으로 장어와 비법소스가 잘 어울리도록 구워낸 장인의 기술로 잘 알려져 있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이곳의 장어를 맛보면 충분히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울 때 양념이 타지 않으면서 바삭한 식감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옥불같이 타오르는 숯불 위에 장어를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겉바속촉'이다. 담백한 스이모노(장어국)과 새콤달콤한 츠케보노(장아찌)도 훌륭하다.

    ◇ 우오가시마루텐

  • 8종류 해산물을 올린 우오가시마루텐 와이와이동
    ▲ 8종류 해산물을 올린 우오가시마루텐 와이와이동

    뱃고동 소리와 갈매기의 날갯짓이 '이즈반도의 현관문' 누마즈항을 채운다. 이곳 구경을 마치면 '카이센동'을 먹어야 한다. 카이센동은 쌀밥 위에 얹은 해산물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일본식 해물덮밥을 말한다.

    ‘우오가시마루텐’은 누마즈항에서 어획한 다양한 해산물을 사용한 덮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원래 작은 소바 가게였으나 시장 상인들과 어부를 위한 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자 시작했다고 한다. 어시장 인근이라 그런지 가격이 우리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 부담 없이 식사하기에 좋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새우, 관자, 야채를 섞어 긴 원통 형태로 튀겨낸 ‘카키아게동’과 새우, 참치, 연어 등 8종류의 해산물을 올린 ‘와이와이동’이다. 특히 ‘와이와이동’에는 시즈오카의 명물인 사쿠레이비(벚꽃 새우)가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다.

    ◇ 테우치소바 다카다

  • 테우치소바 다카다. 주인장이 면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 테우치소바 다카다. 주인장이 면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바의 천국은 일본이다. 시즈오카역 인근에 있는 ‘테우치소바 다카다’라는 소바집은 테우치(手打)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손으로 직접 메밀면을 뽑는다. 메밀 오마카세 느낌의 이곳은 주인장이 디너코스 전 요청 시 설명과 함께 면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메밀의 풍미는 쉽게 날아가 알아채기 힘든데 그 찰나의 맛을 즐기기 위해 물과 메밀가루만 사용해 반죽하고 면을 썬다.

    런치세트를 주문하면 소바가 자루소바와 냉소바 두 종류로 나눠 나온다. 주인장이 먼저 소금을 찍어 면만 먹어보라고 권했다. 풍성한 메밀향이 위장 가득 들어찬다. 농도 짙은 쓰유에 면을 담갔다가 입에 넣으니 짭조름한 감칠맛에 기분이 좋아진다. 얇은 튀김옷의 덴푸라(天ぷら)도, 남은 쯔유에 부어서 마시는 메밀차 프리미엄 버전 느낌의 소바유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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