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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에도, 직급에도 경계는 없어요”… 뱅크샐러드, ‘존중’으로 ‘조직 성장’ 이끌다

기사입력 2023.06.09 13:56
삶의 질을 결정하는 ‘근무환경’ ③
  •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 근로자의 2021년 월간 총 근로시간은 164.2시간이다. 한 달 중 약 4분의 1의 시간을 근로하며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회사의 근무환경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에 기업들은 각각 어떤 방식으로 자사 직원의 근무환경을 책임지고 있는지 탐방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뱅크샐러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 1200만 건을 기록한 뱅크샐러드의 ‘내 돈 관리 앱’을 통해 고객은 자산 조회 관리, 자동 가계부,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등 개인 생활 전반을 관리받을 수 있다.

    사측은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이노베이터(혁신자)가 되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자사 기업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존중’과 ‘성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업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최대의 업무 효율을 이끌어 서비스에 반영된다는 생각이다.

    이에 뱅크샐러드는 직급 대신 서로의 이름에 ‘님’자를 붙여 부르는 호칭 제도를 도입하고, 정기적으로 전 직원이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존중’을 기반으로 한 수평적인 체계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자율 출퇴근 제도나 사내 포커스 룸 등 구성원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업무 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스타트업 이노베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이곳에서 최대의 업무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맞춤형 업무 환경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임직원은 코어 타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제외한 근무 시간을 모두 자율 출퇴근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각자가 업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 뱅크샐러드 사무실에 마련되어 있는 폰 부스 / 사진=송정현 기자
    ▲ 뱅크샐러드 사무실에 마련되어 있는 폰 부스 / 사진=송정현 기자

    사무실 곳곳에 마련된 ‘포커스 룸’과 ‘폰 부스’는 1인 독서실 공간처럼 외부로부터 차단된 형태로 마련돼 있어 인기가 많다. 부스 앞에는 전자 예약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 선택된 시간 동안은 ‘In use(사용 중)’ 표시와 함께 지정된 시간을 명시해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 뱅크샐러드 사내 식당 'Food Bowl' / 사진=송정현 기자
    ▲ 뱅크샐러드 사내 식당 'Food Bowl' / 사진=송정현 기자

    뱅크샐러드 직원의 점심은 구내식당인 ‘푸드보울(Food Bowl)’에 마련된다. 식당을 찾아가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복귀하는 시간을 모두 줄여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폭넓게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한식, 양식, 샐러드 등 취향에 따른 메뉴 선택지가 마련돼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Food Bowl의 한편에는 편의점 같은 공간도 마련돼 있다. 스낵류부터 컵라면, 각종 음료가 무료 제공되며, 다이어터를 위한 닭가슴살 냉동고와 삶은 달걀 제공 코너도 따로 구비하고 있다.

    ‘상호 존중’과 ‘소통 문화’ 강조하는 곳

  • 뱅크샐러드 구성원의 사진이 사내 한 켠에 게시돼 있다. / 사진=송정현 기자
    ▲ 뱅크샐러드 구성원의 사진이 사내 한 켠에 게시돼 있다. / 사진=송정현 기자

    뱅크샐러드에는 직급이 없다. 더욱 편하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직급 대신 서로의 이름에 ‘님’자를 붙여 부른다. 뱅크샐러드의 김태훈 대표 역시 예외 없이 직원들에게 ‘태훈 님’이라고 불리며, 업무 공간도 여느 직원들과 다르지 않은 사무실 한가운데 배치돼 있다.

    직급도, 이에 따른 우대도 없는 뱅크샐러드만의 문화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한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보수적인 곳에 오래 근무했거나, 많은 경력을 쌓고 이직한 직원들의 경우 자사의 수평적인 회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뱅크샐러드는 인텔, 구글 등 실리콘밸리 IT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OKR 성과관리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OKR은 조직적 차원에서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결과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로 이를 통해 3개월마다 성과를 체크 및 관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각 팀의 리드들이 모여 전 직원의 성과를 체크하는 회의를 진행해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 '올 핸즈' 미팅 현장 / 사진 제공=뱅크샐러드
    ▲ '올 핸즈' 미팅 현장 / 사진 제공=뱅크샐러드

    전 직원이 모여 분기 OKR에 관해 이야기하는 ‘올 핸즈’ 미팅도 매달 이루어진다. 성과 공유를 위해 마련하는 자리지만, 경직된 분위기의 미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각 팀의 구성원들이 리드와 매달 진행하는 1:1 미팅도 마찬가지다. 사측 관계자는 “개인 커리어 고민과 업무 고충, 개선 요구 사항 등을 가볍게 주고받고자 도입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좋은 동료는 곧 최고의 복지… 구성원 선택에는 “신중, 또 신중”

    수평적인 문화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시되는 뱅크샐러드의 사내 분위기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지만, 어떤 구성원에게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 이에 뱅크샐러드는 당사 문화에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가치는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주인의식(ownership)을 발휘할 수 있는지’,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데 집착할 수 있는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 일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지’ 여부다.

    회사 관계자는 “좋은 동료를 맞이하기 위해 언제나 채용 과정에 언제나 신중한 자세로 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사 시 거친 채용 과정에 대해 “1차로 진행된 전화 인터뷰는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대면 면접은 2시간가량 소요됐다. 래퍼런스 체크 과정에서는 두 명의 동료에게 약 30분씩의 시간을 할애하며 상세한 질문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구성원을 신중하게 맞이한 만큼, 뱅크샐러드는 회사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그들과 공유해 언제나 의사결정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활발한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이노베이터로 성장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인 뱅크샐러드에서 ‘좋은 동료’란, 곧 ‘최고의 복지’”라며, “상호 존중과 소통 문화는 개인과 기업의 성장에 꼭 필요한 양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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