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직원의 행복이 곧 기업의 성장”… ‘행복경영’이 만드는 휴넷의 선순환 구조

기사입력 2023.04.27 09:26
삶의 질을 결정하는 ‘근무환경’ ②
  •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 근로자의 2021년 월간 총 근로시간은 164.2시간이다. 한 달 중 약 4분의 1의 시간을 근로하며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회사의 근무환경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에 기업들은 각각 어떤 방식으로 자사 직원의 근무환경을 책임지고 있는지 탐방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의 경영 철학은 ‘행복 경영’이다. ‘행복 경영’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이윤 극대화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직원·고객·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까지 확장한 개념이다. 휴넷 관계자는 회사에서 가장 핵심이 되고, 최우선인 것은 ‘직원의 행복’이라며 이것이 곧 기업의 이윤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직원이 행복하게 일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나아가 기업이 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가 결국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이는 기업이 성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좋은 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성장이 우선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 제공=휴넷
    ▲ 사진 제공=휴넷

    휴넷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경영지식을 온라인∙모바일로 제공하는 기업교육 전문기업이다. 현재 연 5천 5개 기업, 약 800만 명을 대상으로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으로는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업교육'과 교육부 인가 학점은행인 '휴넷평생교육원', '휴넷사회복지평생교육원' 등이 있다.

    ‘업무 생산성’, ‘직원의 행복’ 두 마리 토끼 잡으려 도입한 ‘주 4일제’

    휴넷은 지난해 7월부터 매주 금요일이 휴무인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본격적인 주 32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휴넷 관계자는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한 기업 중에는 연차 소진, 임금 조정 등의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휴넷은 조건 없이 온전한 주 4일제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높다. 휴넷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주 4일제에 대한 만족도는 93.4점을 기록했으며, 직원행복지수는 전년보다 6.1점 상승한 66.9점으로 나타났다. '우리 회사는 일하기 좋은 기업인가?'라는 질문에는 전년보다 16.9점 상승한 77.0점으로 조사 이래 최고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업이 주 4일제 도입을 두고 가장 고민하는 '업무 생산성'에는 문제가 없을까? 휴넷 관계자는 “주 4일제 도입은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 4일제 도입 이후에도 각 직원이 생산해 내는 업무량은 이전과 다르지 않으며, 업무 효율성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주 4일제를 도입한 이후 사내 분위기가 보다 타이트해지고, 주어진 시간 동안에는 온전히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직원들 또한 ‘주 4일제’를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해내기 위한 하나의 동기부여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업무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휴넷의 노력은 사무실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휴넷은 스탠딩 데스크 부스, 사색 부스 전화 부스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집중 공간을 마련해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시간에 집중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사무실 곳곳 마련돼 있는 사색 부스와 전화 부스 / 사진=송정현 기자
    ▲ 사무실 곳곳 마련돼 있는 사색 부스와 전화 부스 / 사진=송정현 기자

    그중에서도 깔끔하게 마련돼 있는 사색 부스와 전화 부스가 눈에 띄었다. 전화 부스에서는 간단한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간이 사무 시설이 있었으며, 사색 부스에는 리클라이너 의자가 놓여 있어 좁은 공간이지만 잠깐의 휴식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사색 부스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사무공간 내 다양하게 배치돼 있어 충분한 인원을 수용할 것으로 보였다.

  • 사무실 내 휴게 공간 / 사진=송정현 기자
    ▲ 사무실 내 휴게 공간 / 사진=송정현 기자

    아기자기한 휴게 공간도 곳곳 마련돼 있다. 흡사 칵테일 바를 연상케 하는 공간은 탕비실로 활용되고 있는데, 한 켠에는 과일이나 요거트 등 아침이나 간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은 무료로, 맥주를 포함한 각종 음료는 300원에 제공되고 있었다. 다소 개방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해당 공간과는 달리 아늑하고 조용하게 즐길 수 있어 보이는 휴게 공간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근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학습휴가제도’와 ‘직원행복기금’

    휴넷은 만 5년 근속 시 1개월의 안식휴가를 주는 ‘학습휴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1개월 휴가 기간에도 월급은 100% 지급되는 유급휴가 형태다. 휴가는 발생 1년 이내에 사용해야 하며, 관련 계획서나 보고서 등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휴넷 관계자는 “올해는 60여 명이 해당 제도를 통해 안식휴가를 다녀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 사무실에 게시된 직원행복기금 수령 대상자 명단 / 사진=송정현 기자
    ▲ 사무실에 게시된 직원행복기금 수령 대상자 명단 / 사진=송정현 기자

    아울러 휴넷은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행복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행복기금은 만 15년 이상 휴넷에 장기근속한 직원들에게 만 65세부터 사망 시까지 연 1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연금 액수는 근속연수, 직책 등 재직기간 쌓인 포인트에 따라 정해진다. 현재 직원행복기금을 통해 연금 지급이 확정된 대상자는 총 9명으로, 휴넷 관계자는 “현재는 대상자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가한 회사’라는 환상은 접어야

    이 밖에도 시차 출퇴근, 무제한 휴가 등 휴넷은 직원의 자율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복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복지 혜택만 보고 '한가한 회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휴넷 관계자는 “겉보기에는 자유롭고 혜택만이 가득한 회사로 보일 수 있지만, 직원들에게는 그만큼의 ‘책임’도 강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 휴넷의 교육 과정이 만들어지는 영상 제작 공간. 호리존, 크로마키부터 디자인 세트장이 갖춰져 다양한 컨셉의 교육 과정을 제작할 수 있다. / 사진 제공=휴넷
    ▲ 휴넷의 교육 과정이 만들어지는 영상 제작 공간. 호리존, 크로마키부터 디자인 세트장이 갖춰져 다양한 컨셉의 교육 과정을 제작할 수 있다. / 사진 제공=휴넷

    휴넷은 연 2회 고과 평가를 실시하는 여느 기업들과는 달리 OKR을 도입해 매월 성과를 관리하고 있다. OKR은 실리콘밸리 전체로 확대된 성과관리 기법으로, 조직적 차원에서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결과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다. 휴넷 직원은 월 1회 체크인(당월 OKR 달성률 체크)을 통해 셀프 리뷰와 피드백을 작성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리더와 약 1시간의 미팅을 진행하면서 성장 및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휴넷 관계자는 “다양한 복지 혜택에 ‘한가한 회사’라고 생각하며 입사하는 직원들이 적응을 힘들어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라며, “제공되는 복지 혜택만큼, 직원 각자에게 부여되는 미션과 업무량은 결코 적지 않다. 또 그만큼 책임의 무게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