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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데이터 가상화 기술을 이용한 의료 교육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국내외 의료계의 주목을 받은 뉴베이스는 의료 메타버스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메디컬 에듀테크 기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는 ‘의료 교육’을 자사의 핵심 사업으로 결정한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라고 밝혔다. 뉴베이스가 보유한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기 때문이다. 그는 “프리A 투자 유치 이후 환자 대상의 디지털 치료제, 초등학생 대상의 교육 콘텐츠 등 기술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 이 중 (예비) 의료인 대상의 메타버스 의료 교육이 우리가 보유한 기술로 가장 접근하기 쉽고 확장성이 좋은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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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대표가 뉴베이스를 설립한 건 2014년이다. 그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개발된 많은 기술과 제품이 지속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문제를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개선을 통해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인 뉴베이스를 창업했다. 이후 우연히 참관한 간호 교육 봉사활동에서 복잡한 임상술기(clinical skill) 절차나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학생 스스로 게임처럼 학습할 수 있는 의료 교육 모바일 앱을 구상했고, 오랜 노력 끝에 지금의 디지털 가상 환자와 VR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완료되어도 현장 적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또한,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성 확보도 중요했다. 뉴베이스가 ‘의료 교육’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도 수익성과 장기 지속성을 고려한 것이다.
박 대표는 어떤 분야든 꾸준함이 필요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10년은 해야 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은 테크 기업으로써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기만의 포인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베이스가 ‘의료 교육’을 핵심 사업으로 결정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선 사업 분야가 ‘의료’가 아닌 ‘교육’으로 변경되었다. 박 대표는 “교육은 의료와 달리 복잡한 규제나 이해관계자 간의 사회적 합의 같은 장벽이 없고, 장기간 임상 추적을 통한 효과 검증이 필요한 의료 분야보다 콘텐츠 감수나 효과 검증이 빠르다”며, 앞으로의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 사이클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뉴베이스는 기존 의료 실습 교육의 한계 극복을 목표로, 의료 교육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의료 상황에 따른 임상술기를 VR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학습하고, 학습 결과를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콘텐츠다. 뉴베이스의 VR 의료 시뮬레이션 교육 콘텐츠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의료진과 예비 의료진 사용자 6천 명을 돌파하고, 학습 만족도 99.7%를 기록하는 등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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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대표는 “가상의 환자를 이용한 임상술기는 학습자의 실수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고, 반복 학습할 수 있어 개인의 역량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며, “이러한 장점으로 학습자의 학습격차를 줄이고,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 간호사 교육 부담을 줄여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의료 교육은 다른 에듀테크 기업과 달리 실제 환자의 모습을 대신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므로, 의학적 실재감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콘텐츠 품질과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 하지만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누워있는 모습은 질병이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가상 환자가 누워있는 모습은 각 케이스에 맞게 경직 정도와 늘어짐을 반영해야 하는데, 수치화된 데이터가 없어 이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박 대표는 “임상의의 설명에 맞춰 가상 환자의 모습을 수정하고, 피드백 받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어떤 증상은 자문 교수들이 직접 촬영해 보내준 동작을 참고해 구현했다. 동공이 축소하는 반응 속도도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수백 번 수정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이러한 작업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힘들었지만, 의료데이터 자동화를 구축해 교육 의료 콘텐츠의 기반을 마련한 지금은 작업이 한결 수월해졌다. 뉴베이스는 지금도 수많은 임상 케이스를 커버할 수 있는 환자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메타버스 의료 교육이 어려움도 많지만, 시장 기회가 정말 많은 분야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교육과 마찬가지로 의료교육에도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며, "손의 감각을 익히는 것 이외에도 의료 술기를 수행하는 세분된 절차를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 상황을 파악해서 적합한 의사결정을 하는 훈련, 문진하고 설명하는 방법,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기록하고 전달하는 방법 등과 같이 디지털 전환을 했을 때 더 효과적인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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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발된 의료기술과 약물, 의료 장비가 의료 현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적합한 처방과 투약 방법, 장비 활용 교육, 부작용에 대한 대처와 같은 의료진과 환자 대상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하게 되면 디지털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면서 시뮬레이션 교육이 가능해지고, 의료진과 학생들에게 의료 소모품 비용 없이 충분한 실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분야의 장점이다.
박 대표는 의료 교육이 극복해야 할 장벽은 “기존 교육 인프라에 어떻게 진입하느냐”라며, “새로운 교육모델에 대한 연구, 강사 양성, 디지털 시뮬레이션 교육에 적합한 인증평가 방법, 판매정책 마련 등 영업과 고객 교육, 연구 협력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론으로 배운 내용을 모바일로 사전학습 하고, 인체모형으로 실습을 한 후에 VR로 다양한 상황에 응용하는 방식을 예로 들며, “기존 인체 모형 실습에서 어려웠던 환자 증상을 관찰하거나, 다양한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고, 학습데이터를 분석해서 정확한 평가와 피드백을 제공해줄 수 있는 메타버스 교육이 현장 교육을 완전히 대체하기 보다는 새로운 층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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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대표는 지난해 한 강연에서 “의료 메타버스가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 데이터인데 아직 도입 초기라 많은 교육 현장에서 VR 교육을 일회성 체험으로 활용하고 있고, 학습평가 데이터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의료 메타버스 교육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교육모델 연구와 효과성 검증에 더 많은 교수님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개발사로서 더 많은 교육을 커버하고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교육 방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뉴베이스의 향후 목표와 비전을 묻자 박 대표는 글로벌 의료 시뮬레이션 교육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수많은 플레이어가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강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뉴베이스는 전 세계 누구나 자유롭게 의료실습을 할 수 있는 메타 병원을 만들어서, 미래 의료교육의 글로벌 강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가 만드는 메타 병원은 환자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자유로운 실습기회를 제공하고, 개발도상국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의료교육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