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인터뷰] 설립 3년 만에 아시아 메드테크 톱4 진입한 웨이센, “비결은 의료진과의 끊임없는 협업”

기사입력 2022.11.08 10:48
디지털 헬스케어, 성공 전략을 말하다
  •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관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는 규제 완화, 적정한 수가 체계 마련, 서비스 지불 주체 확보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고, 실제 많은 업체가 이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기업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인공지능 메디테크(AI MEDTECH) 전문기업 웨이센은 아직 설립 3년 차에 불과하지만, 영상 의료 관련 특허 30여 개 보유,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선정, MS 스타트업 프로그램 선정, CES 2022 혁신상 수상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헬스케어 프로그램 Medtech Innovator APAC Top 4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웨이센의 핵심 기술인 AI 기반 실시간 내시경 영상 분석 기술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김경남 웨이센 대표는 “의료진이 꿈꾸던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제품 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고, 쓰기 어렵다면 그 기술은 의미가 없다. 메드테크 기업은 의료 현장에 눈과 귀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헬스케어 프로그램 Medtech Innovator APAC Top 4에 선정되어 시상대에 오른 김경남 웨이센 대표 /사진 제공=웨이센
    ▲ 글로벌 헬스케어 프로그램 Medtech Innovator APAC Top 4에 선정되어 시상대에 오른 김경남 웨이센 대표 /사진 제공=웨이센

    20여 년을 IT 업계에서 종사한 김경남 대표는 의료 분야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의료 현장과 의료진의 니즈를 포착했다고 한다. 그는 이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웨이센 설립 전부터 수많은 의료진과 협업을 통해 제품을 고안하고, 해당 제품이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는 “웨이센이 연구하고 개발하는 제품은 모두 수많은 의료진과 협업으로 만들어낸 의료기관과 IT기업의 합동 산출물”이라고 말했다.

    웨이센의 대표 제품인 AI 소화기 내시경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 이하 엔도)’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내시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료진을 보조하는 제품인 엔도는 출시까지 약 2년 6개월이 소요됐지만, 출시와 동시에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 베트남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엔도는 지금도 제품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 로드맵을 그리기 위해 의료진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기침 소리를 녹음해서 호흡기·폐 건강을 체크하는 앱 ‘WAYMED Cough(웨이메드 코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매주 월요일마다 의료진과 화상채팅 앱 줌(Zoom)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웨이센과 의료진의 협업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웨이센은 영상분석, 음향, 의료 빅데이터 등 중장기 사업 아이템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제품 라인을 발굴하기 위해 의료진 30여 명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이 의료환경에 꼭 필요한 제품이 되게 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웨이센과 의료진의 협업 성공 사례가 많아지며, 의료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의료진이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짧은 시간 안에 논문, 특허, 사업화 등의 의료진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회사라는 신뢰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즘 의료진 사이에서는 웨이센이 ‘메디테크 맛집’이라고 농담처럼 불리기도 한다”며, “진정한 메드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 개발은 물론 해당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의 의료진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경남 웨이센 대표 /사진=김정아 기자
    ▲ 김경남 웨이센 대표 /사진=김정아 기자

    김경남 대표는 의료진과의 활발한 협업 덕분에 초창기 인력 구성 비율도 여느 메디테크 기업과는 다르게 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개발자 비중이 많이 높아졌지만, 초창기 웨이센은 기획, 마케팅 등 사업 관리 인력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었다.

    김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에서 디자인 씽킹 교육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 중 개발자조차 비즈니스 디벨로퍼(사업 개척자)라고 생각하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는 사례 발표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드테크 기업의 중심인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업화하는 능력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정말 중요한 요소라며, 혁신 기술을 가진 개발자 혹은 의료진과 이를 사업화하는 조율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 환경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내면 수가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 부분에 있어 모범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법적 규제 문제는 관계사나 정부와 함께 풀어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김경남 웨이센 대표
    ▲ 김경남 웨이센 대표

    김경남 대표는 “지금까지 웨이센은 독보적인 기술로 기반을 다지고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왔다”며, “이제부터는 의료산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본격적인 사업화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매출 실적도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을 사업 원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 모두가 같이 성장해나가는 입장에서 함께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그는 “우리나라는 수십 년 전부터 IT 강국이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IT 인프라 덕분에 메드테크 기술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아직 메드테크 시장에서 글로벌 챔피언이 없는 가운데, 웨이센이 메디테크 강국 한국을 대표해 글로벌 챔피언이 되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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