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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오디션 프로그램 '블록버스터 : 천재들의 브릭 전쟁'(이하 '블록버스터')이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방영 중이다. '블록버스터'는 레고 마니아들이 모여 브릭 조립 배틀을 펼치는 오디션으로 전 세계 15개국에서 사랑받은 글로벌 프로그램 '레고 마스터즈(LEGO Masters)'의 한국판이다. 국내에서는 레고코리아가 제작에 참여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짓다(Rebuild The World)’ 캠페인과 연계해 국내 레고 팬덤의 위상을 알리는 동시에 누구나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디지틀조선일보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블록버스터 경연 본선에 진출한 팀을 만나 세대를 넘어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고 있는 레고 브릭의 매력과 창의력에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다섯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다크레드'다. 지난 5일 방송된 블록버스터 ‘어린이들의 꿈을 이뤄달라’는 미션에서 탈락자로 호명된 다크레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즐겁고 행복했다”, “내 꿈은 탈락이 아니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
Q. 어떻게 처음 레고를 접하게 되었나요. 레고와 연관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입니까.
조호신 : 지금은 중학생이 된 딸이 5살이던 시절, 장 보러 갔던 마트에서 구입한 레고 프렌즈 3930 제품이 레고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레고를 꾸준하게 하다 보니 더 많은 분과 함께 놀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코리아브릭파티(Korea Brickparty)라는 전시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고, 2019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간 취소했던 행사를 올해 다시 8월 6~7일 양일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허윤성 : 처음 레고를 접한 건 5살 무렵입니다. 7살에는 6286 해적선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는데, 조립하지 못해서 아빠가 대신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아빠가 어린 시절 레고조립도 못 하던 아이가 지금은 창작한다고 말씀하시면 그때가 생각나 웃음이 나옵니다.
Q. '블록버스터'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지원 동기는 무엇입니까.
조호신 : 레고를 남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지만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앞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창작 디오라마를 만들고, 전시하고, 동호회원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레고를 좋아하는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전시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이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블록버스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허윤성 : 해외 레고 마스터즈를 유튜브로 봤고, 한국에서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어 지원했습니다. 직업을 '브릭 아티스트'라고 말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인지도나 수입과 관련한 부분에서 어려움도 많고,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한국에도 이렇게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레고 창작가들과 경쟁하는 것은 처음일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요.
조호신 : 프로그램의 형태는 오디션이지만, 살벌한 경쟁이 아닌 레고를 함께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윤성 : 해마다 열리는 레고 창작 전시 브릭코리아컨벤션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블록버스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경쟁하는 건 처음이라 무엇보다 저보다 더 능력과 실력을 갖추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하면서 경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Q.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어떤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까.조호신 : 레고가 단순히 아이들의 장난감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제가 시니어스브릭을 운영하고, 코리아브릭파티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허윤성 : '브릭 아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브릭아트로 공모사업을 받고 있는데, 사업을 설명할 때마다 늘 벽에 부딪힙니다. 첫 번째로 '장난감이 무슨 예술이야?'라는 것과 두 번째로 '짝퉁 부품을 사용하면 되지 않냐?', '수지타산은 맞냐?' 라는 식의 질문들을 받습니다. 이번 경연을 통해 브릭아트가 좀 더 예술 분야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았으면 합니다.
Q 프로그램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조호신 : 짧은 시간에 주제에 대한 구상과 조립까지 완성하기 위해 집중하는 출연자들의 진지한 모습과 결과물보다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허윤성 : 경연 참가자의 대부분이 기존에 설계하고 원하는 부품으로 창작해 왔을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험해보니 없는 부품이 많고, 필요한 만큼의 부품도 없어서 처음에 계획했던 부분에서 수정하거나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안, 2안, 3안까지 틀어지면서 멘탈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는 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Q. 레고 창작이 마니아들의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전과 대중의 인식 차이를 느끼는지, 그리고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는 레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조호신 : 레고는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주제와 시리즈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놀이로, 누구에게는 힐링의 의미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잠시라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레고가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윤성 : 처음 브릭아트를 시작할 때 문화예술사업기관에 사업신청을 하고 설명해도 문화보다는 장난감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문화예술사업을 신청하면 받아주고 있어서 전보다 인식의 개선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고 꽃 시리즈가 나오면서 관심 없던 주변 지인분들도 저에게 물어보실 정도로 구입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게 레고로 가능해?'라는 생각이 레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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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레고 창작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처음에 정해진 조립 설명서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레고 창작 기술을 점점 발전시키셨나요.
조호신 : 혼자서 즐기는 단계에서 자연스레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고, 레고로 전시회나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간적인 제약으로 집에서는 펼칠 수 없었던 상상력이 전시회에선 가능합니다.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창작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허윤성 : 2016년 아산에서 첫 브릭아트 전시했었는데, 기성품이다 보니 '남들도 다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차별화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창작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듈러 시리즈와 다른 사람이 만든 작품을 보며 연구하고, LDD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디지털로 작업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첫 창작품인 공세리성당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Q. 레고가 휴식, 창의력, 집중력 개발 등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요.
조호신 :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잠시 쉬고 싶을 때는 레고를 만듭니다. 아무 생각없이 조립하다 보면 그만큼 충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허윤성 : 감정적으로 힘들 때 레고로 조립하다보면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Q. 주로 어떤 주제로 레고 작품을 만드십니까.
조호신 : 시티, 프렌즈, 겨울, 스타워즈(영화) 등 디오라마를 만들 수 있는 주제로 작품을 만듭니다.
허윤성 : 미니피겨 스케일로 실제 건물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양면 모자이크, 롤러코스터, 경복궁 등을 주제로 작품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경회루와 2022년 근정전을 완성하였으며, 앞으로 광화문과 주변 궁궐에 주요 건물들을 만들 계획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전통 건물과 역사와 관련된 주제로 작품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Q. 레고 작품 제작 시 어떻게 영감을 얻나요.
조호신 : 유튜브, 플리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해외나 국내 창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하게 봅니다.
허윤성 : 문화재 건축물을 보며,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레고가 한국에서 만든 건 아니기 때문에 한국과 관련한 제품이 없고, 국내 창작에도 많이 없어서 그 점을 생각하면서 한번도 만들어 보지 않은 건축물을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Q. 레고 작품 제작 시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나만의 해결 방법이 있다면?
조호신 : 붙잡고 고민해서 해결이 안 된다면 과감하게 손을 놓습니다. 레고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잠시 잊고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해결방법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윤성 : 제품을 만들면서 막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고 해결점을 찾습니다. 해외 창작 자료들을 참고하고 응용해보면서 해결이 되면 즉시 시행해보고 안 되면 될때까지 노력합니다.
Q. 지금껏 만든 레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짧은 작품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조호신 : 2019년 겨울, 스타필드 고양점에 전시했던 겨울 디오라마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2015년부터 매년 시도하는 겨울작품 중에 가장 큰 사이즈였으며, 완성 후 만족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허윤성 : '롤러코스터'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롤러코스터 작품을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롤러코스터에 대해 국내에서 저만큼 많이 연구한 사람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아직도 해결해야 될 문제는 있지만, 가장 애착과 애증을 동시에 느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Q. 최애 레고 작가와 작품은?
조호신 : 해외 작가는 Masao Hidaka의 모노레일을 좋아하고, 국내 작가로는 양승환의 불국사, 허윤성의 근정전을 좋아합니다.
허윤성 : 이니셜디님의 프렌차이즈 시리즈와 성당돈타워즈님의 아날로그 감성의 작품을 꼽고 싶습니다. 이니셜디님의 작품은 색이 뚜렷하고 스티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프렌차이즈 로고나 건물 느낌들을 잘 살리셔서 제가 처음 창작을 할 때 많이 참고했습니다. 성당돈타워즈님 작품은 60~80년대 느낌의 풍경을 잘 표현하셔서 좋아합니다.
Q. 레고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면 꼭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조호신 : 기차와 놀이기구가 구동되는 초대형 겨울 디오라마를 만들고 싶습니다.
허윤성 : 미륵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Q. 경연에서 우승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었는지?
조호신 : 저를 가장 믿어주고 지원해주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허윤성 : 일주일 동안 아무 생각도 않고 쉬고 싶습니다.
Q. 레고 창작 문화가 더 확산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레고 창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격려와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조호신 : 창작에는 우열이 없습니다. 본인의 창작품을 초라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자랑하고 전시회나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해 보길 권합니다. 제가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허윤성 : 레고 창작가를 꿈꾸신다면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는 생길 수 있습니다만, 만약 그 부분 때문에 망설인다면 생각하지 말고 몸으로 움직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Q. 나에게 '레고'란?
조호신 : 휴식 이상의 취미, 사람들과의 소통,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허윤성 : '꿈' 입니다. 언젠가 레고를 가지고, 개인전도 열고 싶고 다양하게 문화예술로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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