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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 천재들의 릴레이 인터뷰-민초단] ① 돈독한 가족애 뽐낸 아버지와 딸 “레고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기사입력 2022.05.10 16:46
  • MBC 새 오디션 프로그램 '블록버스터'에 참여한 '민초단'팀
    ▲ MBC 새 오디션 프로그램 '블록버스터'에 참여한 '민초단'팀

    MBC 새 오디션 프로그램 '블록버스터 : 천재들의 브릭 전쟁'(이하 '블록버스터')이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방영 중이다. '블록버스터'는 레고 마니아들이 모여 브릭 조립 배틀을 펼치는 오디션으로 전 세계 15개국에서 사랑받은 글로벌 프로그램 '레고 마스터즈(LEGO Masters)'의 한국판이다. 국내에서는 레고코리아가 제작에 참여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짓다(Rebuild The World)’ 캠페인과 연계해 국내 레고 팬덤의 위상을 알리는 동시에 누구나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디지틀조선일보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블록버스터 경연 본선에 진출한 팀을 만나 세대를 넘어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고 있는 레고 브릭의 매력과 창의력에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 MBC 블록버스터 1화 화면캡쳐
    ▲ MBC 블록버스터 1화 화면캡쳐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아버지(김민석)와 딸(김초윤), 부녀 사이로 구성된 '민초단'이다. '민초단'은 본격적인 경합에 앞서 "고집을 줄이고, 서로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라며 각오를 다졌지만, 결국 '블록버스터'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블록버스터'를 통해 더욱 돈독해진 가족애를 뽐냈다.

  • Q. 어떻게 처음 레고를 접하게 되었나요. 레고와 연관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무엇입니까.

    김민석 : 지인 문구점 폐업정리를 돕다가 레고 선물 받게 되어 접하게 되었습니다. 딸, 아들이 어릴 때 레고를 사주면 완성된 제품을 만들어와 자랑할 때가 생각납니다.

    김초윤 : 아버지의 영향으로 저도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레고를 갖고 놀았습니다. 아버지가 공들여 만들어두신 완제품을 부숴서 그 부품들로 이것저것 다른 장난감을 만들곤 했는데, 아버지는 화를 내기보다는 늘 칭찬해주시고 함께 만들기를 도와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레고는 유년 시절의 추억이자 지금까지도 저와 아버지 사이의 연결고리인 소중한 존재입니다.

    Q. '블록버스터'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지원 동기는 무엇입니까.

    김민석 :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추억이 되고자 지원하였습니다.

    김초윤 : 중고등학교 때에는 대학 입시와 학업 때문에, 대학 입학 후에는 타지역에서 생활하게 되어 어릴 적처럼 아빠와 함께 레고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블록버스터에 참가해 아버지와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레고 창작가들과 경쟁하는 것은 처음일 것 같은데 경연에 임한 각오를 말한다면.

    김민석 :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창작가를 알게 되었고, 같이하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경연했으면 합니다.

    김초윤 : SNS 등을 통해 작품을 접하며 정말 감탄하는 마음으로 봐오던 작가님들과 함께 참가하게 되어 너무 큰 영광입니다. 

    Q.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어떤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나요.

    김민석 : 레고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할 수 있고,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초윤 : 레고를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은 나이를 초월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며, 특히 창작품은 예술의 영역에 속해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초윤씨의 레고 창작품
    ▲ 김초윤씨의 레고 창작품

    Q 프로그램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김민석 : 창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부품 하나하나의 다른 쓰임새와 디테일한 표현력, 창의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초윤 : 레고 창작품은 물론 멀리서 보아도 예쁘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때 그 표현력과 디테일들을 캐치할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블록버스터는 그런 섬세한 포인트들을 카메라로 정성들여 담아주신 것 같아 보는 재미가 클 것 같습니다. 

    Q. 레고 창작이 마니아들의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전과 대중의 인식 차이를 느끼는지, 그리고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는 레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김민석 : 다양한 색상의 아름다움과 다른 모양의 부품들이 모여 실물의 것들을 표현하고 구현해내는 것입니다.

    김초윤 : 레고 마니아가 아니어도 많은 분이 레고 제품을 보고 '저건 정말 갖고 싶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레고는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Q. 레고 창작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처음에 정해진 조립 설명서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레고 창작 기술을 점점 발전시키셨나요.

    김민석 : 창작 기술은 많이 만들어 보아야 부품의 쓰임새를 알게 될 것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을 때 이것저것 부품을 구입해 놓다 보면 창작의 길로 들어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초윤 : 레고 창작은 사용할 수 있는 부품에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어떤 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잘 알고 있을 때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자세히 보며 이런 부품이 이런 식으로도 쓰일 수 있구나 하고 많이 봐두려고 하는 편입니다.

    Q. 레고가 휴식, 창의력, 집중력 개발 등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요.

    김민석 : 지인의 개업 선물용과 집들이 선물용 등 주로 선물용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김초윤 : 저는 정말 실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창작품을 만들다 보면 상상대로 구현하기 힘들거나 제 한계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반면에 기성 제품을 만들 때는 조립 설명서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창작에 비해 확실히 마음 편히 조립하곤 합니다. 보통 저는 영화를 틀어놓고 조립하는데 저에게는 그 시간이 최고의 힐링 시간인 것 같습니다.

    Q. 주로 어떤 주제로 레고 작품을 만드십니까.

    김민석 : 보통 영화 장면이나 코믹한 소재를 주제로 작품을 만듭니다.

    김초윤 : (아직 작품이라고 할만한 창작 경험이 많지 않아 앞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블록버스터에 참가하며 대단한 작가님들과 작품을 많이 알게 되면서 저도 레고 창작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현재 저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학도입니다. 그래서 영화 포스터나 디오라마 쪽으로 창작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 목표는 영화 펄프픽션의 포스터를 레고 픽셀아트로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Q. 레고 작품 제작 시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나만의 해결 방법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김민석 : 가지고 있는 부품들을 계속 뒤져보다 보면 해결됩니다. 

    김초윤 : 부품 목록을 쭉 훑어보거나 레고 시뮬레이션 PC 프로그램을 사용해 브릭을 쌓아보며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 김민석씨의 레고 창작품 '배트케이브'
    ▲ 김민석씨의 레고 창작품 '배트케이브'

    Q. 지금껏 만든 레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짧은 작품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김민석 : 배트맨의 배트케이브 입니다. 기성제품으로 나온 것이 아닌 제가 새롭게 만든 것입니다.  

    Q. 최애 레고 작가와 작품은?

    김민석 : 한국공인작가인 김성완님의 '스타워즈 디오라마'와 이재원님의 '후크선장과 팅커벨'입니다.

    김초윤 : 이재원 작가님의 '후크선장'과 김성완 작가님의 '스타워즈 트렌치런 디오라마'입니다.

    Q. 레고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면 꼭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김민석 : 부친이 음악을 좋아하셔서 생전에 많이 아끼고 사용하시던 턴테이블과 살고 싶은 주택이나 건물(한국의 미래를 상징할 수 있는)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초윤 : 제가 한창 스타워즈에 미쳐있던 고등학교 때의 소원이 생각나네요. 당시에 스타워즈 속 광선검이 너무 갖고 싶었는데 이젠 레고로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Q. 경연에서 우승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김민석 : 같이 하지 못한 가족에게 자랑해야겠죠. 딸과 함께 이루어 낸 것이라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김초윤 : 사실 참가 신청을 할때만 해도 아빠와 추억을 만들어 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었는데, 최종 10팀에 들게 되어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우승을 한다면야 당연히 너무 좋겠지만 저는 아빠와 레고하는 모습을 이렇게 영상으로 남기고, 어디에서도 못할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고 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Q. 레고 창작 문화가 더 확산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레고 창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격려와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김민석 : 많은 창작가들의 교류의 장(공간 필요)이 많이 열리고 부품구입 가격이 낮아진다면 더 많이 확산 될 것 같습니다. 창작은 작은 작품부터 시작하다보면 점차 머리속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 할수 있으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수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수 있습니다.

    김초윤 : 레고는 타브랜드들과 콜라보하는 과정에서 브릭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신 작가님들과도 협업하여 탄생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레고에, 특히 창작품에는 대중들이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서 얘기한 협업 등의 방식을 통해 창작가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레고 창작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레고그룹에서는 이색적인 실험과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레고의 이색 실험(또는 캠페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까.

    김민석 : '레고 과학기술 체험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초윤 : '진짜 나를 찾는 시간(Find your flow)' 캠페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아빠를 보며 레고에 대한 열정은 나이를 초월하는 것이며 '레고로 어떤 것을 만들까, 또 어떻게 만들어 볼까' 상상하고 구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멋있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나에게 '레고'란?

    김민석 : 가장 즐거운 취미이며, 가족과 함께할수 있어 행복하며 인생의 방향입니다.

    김초윤 : 나에게 레고는 '아빠와의 연결고리이자 추억' 입니다. 저희 부녀의 대화의 8할은 레고와 영화 이야기 입니다. 제가 대학 때문에 타지에서 생활을 할 때면 아빠가 직접 만드신 레고 완성작을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내주시기도 하고, 같이 영화를 보고 나면 출시된 레고 시리즈 제품은 어떤게 있는지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 '영화 속 어떤 건물이나 소품이 이렇게 만들어 볼법한데?'라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이렇게 레고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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