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 "언제부턴가 달라진 나,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싶었어요" [인터뷰]
"제가 자존감이 원래 낮았는지, 낮아진 건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언젠가부터 왜 그렇지 하고 돌아보니까 달라진 나를 봤고, 그래서 (원래의 나를) 정말 되찾고 싶었어요."
22일 오후 6시 효린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네 번째 미니앨범 'OriginaLyn'을 발매한다. 컴백을 앞두고 효린은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앨범은 설렘이 제일 큰 것 같아요"라며 운을 뗀 효린은 "4년 만에 피지컬 앨범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그동안 계속 싱글로 음악이 나오긴 했지만, 여러 곡을 열심히 준비해서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빨리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라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자신이 처음 품었던 꿈과 열망, 그리고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OriginaLyn'은 효린이 스스로에게 던진 "효린은 원래 어떤 아티스트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번 앨범은 새로운 모습이 아닌, 가장 본질적인 모습으로의 회귀다. 효린이 무엇을 원했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이고 싶었는지 오직 효린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색깔을 담았다.
효린은 "일단 제 삶과 자신을 돌아보면서 시작됐다. 본질이라는 것은 스스로한테 질문을 할 때 가장 많이 나온 단어였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내가 뭘 좇는지 잃을 때가 있는데, 이번 앨범은 그 길을 다시 한번 잃지 않게 스스로에게 각인시켜주는 느낌이다. 음악도, 앨범도, 내가 찾고 있던 본질을 찾아 들려 주자로 이어지게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본질을 담으려 노력한 만큼, 효린은 새 앨범의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것은 물론, 총 7개 트랙 중 타이틀을 포함한 6개 트랙의 작사에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곡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효린은 "이번 앨범의 노래들이 장르도, 목소리도, 감정과 무드가 다 다르고 노래마다 스토리가 있다"라며 모든 곡이 자신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본질에 집중한 것과 관련해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까 대중들께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음악이든, 외형적인 것이든 뒤처지지 않고 '신선하네' 하는 새로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가끔 내가 가던 길이 여기였나 잊을 때도 있고, 여기가 아닌데 하고 아차 싶을 때도 있다"라며 "본질을 돌아볼 수 있는 이런 시간과 계기가 생겼다는 것이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아직 내가 이 음악에 대한 그런 마음과 열정이 식지 않고 살아있어서 그걸 다시 찾으러 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처럼 모든 곡에 자신을 녹여냈다고 밝힌 만큼, 타이틀을 정하기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자 "춤추면서 노래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노래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앨범 전반적으로 Y2K 감성을 녹여냈다며 "제가 하고 싶었던 장르와 무드가 다 다르기 때문에 노래별로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고, 노래별로 사진도 다르게 썼는데 공통적으로 빈티지한 무드가 있다"라고 전했다.
타이틀로 선정된 'Check'는 자신을 향한 시선과 감정을 당당하게 확인하는 순간을 담아낸 곡이다. 상대의 마음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의 매력을 자신 있게 드러내며 게임의 주도권을 쥔 채 관계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효린만의 쿨하고 세련된 감성으로 표현했다. 트렌디한 비트와 중독적인 훅, 감각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져 곡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묻자 효린은 "제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그전에는 그냥 현실적인 문턱 앞에서 저도 모르게 많은 사랑을 받기 힘들다는 그런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 같다. 그러한 생각이 희망을, 제가 바라는 것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잘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최면을 걸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동안의 효린은 자신에게 박했다며 "칭찬도 안 해주고, '이것밖에 못하냐'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곡을 준비하면서 '너는 그럴 자격이 있어', '괜찮아' 이런 식으로 힘을 줬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효린은 이러한 완벽주의 성향이 자신의 평균 기준을 높게 만들었다며 "조금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해주면서 조금씩 내려놓게 됐고, 조금 덜 박하게 하고 있어요.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했지, 즐겁게 할 수도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니까 재미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신곡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자 그는 "보통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일 때 레슨도 많이 받지만, 노래도 제일 많이 듣고, 춤도 제일 많이 추는 열정적인 시기다. 그때 제가 들었던 음악을 다시 최근에 찾아듣게 되면서 그때의 나의 열정과 패기를 잠시 잊은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열심히 살아가던 모습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음악을 사랑했던 모습을 되찾고, 그때보다는 훨씬 더 여유가 있어지고 편안해진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특히 효린은 '춤을 추고 싶었다'라고 밝힌 만큼, 이번 타이틀곡 무대에서 안무 전체를 힐 댄스로 소화할 것을 예고했다.
효린은 "그때의 추억과 향수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외형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있어서 오픈 힐이 생각났다. 힐댄스를 계속 해오긴 했는데, 앵클힐이라고 해서 발목을 덮어주는 힐을 신고 무대를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조금 더 어려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 음악이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시원하고 예뻐 보이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7번 트랙 팬송 'Standing On The Edge'는 지난해 12월 선공개된 싱글로 콘서트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곡에 대해 "제가 팬들과 많이 가까운 것 같아요. 팬들 생각은 모르겠지만"이라며 "제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더 할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깊게 들어서 무너지기 직전이었는데 해외 일정이 있어서 공항에 갈 일이 있는데 보통 팬들이 많이 오시지는 않는데, 3분 정도 계신다. 자주 오는 편이 아닌데 그날 3분이 다 오셨어요. 저를 보고 울더라고요. 아무 말도 안 했는데"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저도 보자마자 눈물이 나서 고개를 피했어요. 그때 받은 편지에 '언니 정말 잘하고 있고 지금처럼만 해달라'는 메시지가 쓰여있어요. 그 마음이 너무 고맙잖아요. 제가 뭐라고 그런 사랑을 주는 것이 정말 감사해서 친한 작곡가 오빠에게 이런 노래로 답하고 싶다고 했고, 가사를 써서 만들었어요. 팬들 때문에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라고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많은 팬들과 만난 콘서트 자리는 효린에게 다시 동기부여를 해준 장이 되었다. 그는 "제 인생 최고의 콘서트였어요. 진짜 행복했어요. 기획을 저희가 직접 했는데, 좋은 반응이 많았고, 어디랑 했냐고 물어보신 분들도 많았어요"라며 "사실 콘서트까지만 하고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지치기도 했고. 그런데 콘서트 덕분에 다시 살아났어요. 콘서트 덕분에 'OrignaLyn'까지 나올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 저한테 의미 있고, 감사하고, 더 버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됐어요"라고 답했다.
다만 효린은 콘서트를 마치고 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건강 악화를 겪기도 했다. 최근 상태는 어떤지 묻자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아마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다 보니까 몸이 못 버틴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쉼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마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저 스스로는 브레이크를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사실 건강 때문에 앨범이 날아가면 어떡하지 고민도 했는데 다행히 잘 회복해서 발매일은 일주일 정도 미뤄져서 22일에 나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기를 이때로 정한 것과 관련해 "이 음악이 나오는 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이 시기를 정해놓고 작업을 했는데, 그걸 놓치면 다음에 어떤 식으로 보일까 해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라며 "다행인 건 이 노래 자체가 계속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앨범 자체를 즐겁게 작업한 덕분에 회복이 빨랐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다만 병원에서 무리한 춤을 추지는 말라고 당부를 했다고.
그럼에도 효린은 음악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효린은 "핸드마이크로 라이브를 할 생각에 신이 난다. 하고 싶은 말도 하고, 추임새도 넣고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고, 마음껏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팬들과 만날 생각에 신난다. 또 앨범을 받았을 때 기뻐할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감정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시간이 아까우니까 즐거워만 하려고요"라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