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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우연히 안경이 파손돼 휴대품 손해 보험금을 청구했던 A씨는 보험사로부터 "안경은 신체보조장구여서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콘택트렌즈나 의치·의족과 마찬가지로 약관상 휴대품이 아닌 신체보조장구로 분류돼 애초부터 보험의 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자보험 가입이 늘고 있지만, 이처럼 막상 사고가 나면 생각지 못한 이유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여행자보험은 신체 사망·후유장해와 상해·질병 치료비, 휴대품 분실과 배상책임, 항공기 지연 등 재산상 손해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종합보험이다. 다만 피보험자의 고의나 전쟁, 고위험 스포츠로 인한 상해·사망은 물론 현금과 의치·의족, 콘택트렌즈, 안경 등은 보장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오늘(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행자보험 가입 유의사항과 실제 분쟁조정 사례를 안내했다.

중복 가입해도 보상은 손해액 한도까지만

여행자보험은 통상 1년 이하 기간으로 가입하는 단기보험으로, 출발 전 보험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질병이나 직업 등 본인 관련 사항을 정확히 고지하지 않으면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동시에 가입하더라도 중복 보상은 되지 않는다. 두 보험사에 같은 금액으로 가입한 뒤 해외 병원 치료비 100만원을 각각 청구하면 두 회사가 50만원씩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자기부담금 구조도 상품별로 달라, 치료비 등 인보험은 총 의료비의 일정 비율(통상 30%)을, 휴대품 분실 등 물보험은 정해진 금액(통상 10만원)을 자기부담금으로 뗀 뒤 나머지를 보상한다.

항공기 지연보상, "실제 지출 없으면" 보상 안 돼

항공기 지연보상 특약은 지연 시간에 비례해 정액을 지급하는 지수형과 실제 지출 비용을 한도 내에서 보상하는 실손형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실손형은 영수증이나 지연확인서 등 증빙서류가 있어야 하고, 실제 지출한 비용이 없으면 보상받을 수 없다.

실제 분쟁조정 사례를 보면, 화산 분출로 귀국 항공편이 결항되자 타 공항으로 이동해 다른 항공권을 발권한 피보험자가 재발권 비용과 교통비, 간식비를 청구했지만, 1시간 30분 뒤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한 만큼 4시간 지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교통비와 간식비는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귀국 항공편이 5시간 지연됐지만 실손형 특약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실제 지출한 비용이 없어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휴대품 손해, 단순 외관 파손은 제외

휴대품 손해는 피보험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물품에 한해 보상하며, 현금과 유가증권, 여권, 원고, 동식물 등은 보상 대상에서 빠진다. 부주의로 인한 단순 분실이나 기능에 지장이 없는 단순 외관상 손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항공 위탁수하물 운송 중 캐리어 외부에 스크래치가 난 사례에서는, 제출된 사진만으로 기능에 지장을 줄 정도의 파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받지 못했다.

빌린 캐리어 파손은 배상책임 아닌 휴대품 손해로

배상책임 담보는 여행 중 사고로 타인에게 신체적·재산적 손해를 입혔을 때의 법률상 책임을 보상하지만, 피보험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한 배상책임이나 세대 구성원·동행 친족에 대한 배상책임, 피보험자가 손해를 입힌 재물의 정당한 권리자에 대한 배상책임은 제외된다.

타인에게 빌린 캐리어가 항공 위탁수하물 운송 중 파손된 사례에서 피보험자는 배상책임 담보 적용을 요청했지만, 약관상 재물의 정당한 권리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는 배상책임 보상 대상이 아니어서 보상 한도가 더 낮은 휴대품 손해 담보로 처리됐다.

금융감독원은 여행자보험 상품별로 보장 범위와 면책 사항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가입 전 약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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