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찍으면 칼로리 계산?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 재료 달라져도 인지 못 해
파스타·필라이즈 등 AI 식단 관리 서비스…기술의 한계 노출
먹은 음식 분석 통한‘맞춤’ 코칭 기대, 실상은 ‘평균’ 영양정보 그쳐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 필라이즈 등 AI 식단 분석을 통한 체중 관리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음식 사진만 찍으면 AI가 칼로리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까지 분석해 준다는 점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운다. 이런 서비스 방식은 사용자에게 내가 먹은 음식의 영양정보를 AI가 정확하게 분석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 두 앱은 모두 구글 플레이 기준 50만 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해당 서비스 분야의 대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수개월간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는 달랐다. 같은 음식이라도 재료나 조리법에 따라 실제 영양성분은 달라지지만, 파스타의 분석 결과에는 이런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 AI는 사용자가 기대한 개인 맞춤형 정보가 아닌 음식 종류별 ‘평균’ 영양정보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식단 기록 편해졌지만, 실제 영양정보 파악 못 해
파스타가 제공하는 ‘푸드샷’ 기능을 이용하면 내가 먹은 다양한 음식을 빠르게 등록할 수 있다. 음식을 일일이 검색해 등록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식단 기록 시간은 확실히 크게 단축됐다. 물론 음식 종류가 잘못 인식되거나 기본 입력치가 1인분으로 등록된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는 터치 몇 번으로 충분히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서비스가 내가 실제 먹은 음식의 영양정보가 아닌 ‘평균 영양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제 저염 명란젓을 먹었지만, 파스타는 일반 명란젓으로 분석해 ‘나트륨 과다’라고 경고했다. 김치찌개나 비빔밥처럼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영양성분이 달라지는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곱창전골 사진을 올렸을 때도 파스타는 ‘국물과 소스를 줄이고 채소를 더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당시 전골은 절반 이상이 채소였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표준화된 제품이 아닌 이상 사용자가 실제 먹은 음식의 영양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현재 AI 식단 관리 서비스 전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기술적인 한계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재료를 얼마나 넣고 어떻게 조리했는지에 따라 영양성분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집과 식당마다 레시피가 다른 만큼 AI가 이를 모두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제시하는 영양정보는 내가 먹은 음식의 정확한 영양성분이라기보다 해당 음식의 일반적인 영양 특성을 참고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건강관리 기준으로 삼기엔 아쉬운 AI 코칭
현재 식단 관리 서비스는 사용자가 섭취한 ‘실제 음식의 영양정보’가 아닌 AI가 인식한 음식 종류의 ‘평균 영양정보’를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표방하지만, 기반이 되는 영양정보가 실제와 다르다면 이후 제공되는 분석과 코칭의 정확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필라이즈에서는 또 다른 한계도 확인됐다. 필라이즈 AI 코치는 같은 곱창전골에 대해 ‘탄단지 균형이 맞는다’며 100점짜리 식단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건강관리는 다양한 영양소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건강한 식단은 특정 영양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가 골고루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며 “단순당과 지방,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줄이고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 같은 미세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I는 식단 기록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사진 한 장으로 실제 식사를 정밀하게 읽어낼 것이라는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AI 식단 관리 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이런 기술적 한계를 고려해 분석 결과를 건강관리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