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실행하고, 인간은 승인한다”
상품 등록·마케팅·소싱까지 모두 AI 자동화
글로벌 B2B 경쟁, 검색에서 운영 AI로 이동

“앞으로는 사람 대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 대 에이전트의 거래 시대가 올 것이다.”

알리바바닷컴이 한국 시장에서 꺼내든 새 전략은 에이전틱(agentic) 커머스다. 상품 등록부터 바이어 응대, 시장조사, 마케팅까지 AI가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 경쟁이 단순 대화형 서비스를 넘어 실제 업무 수행 단계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B2B 플랫폼 역시 ‘검색’ 중심 구조에서 ‘운영 자동화’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알리바바닷컴은 28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글로벌 무역 솔루션 엑시오 워크(Xiaowork)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엑시오 워크를 중소기업을 위한 AI 에이전트 비즈니스팀이라고 규정했다.

션양 알리바바닷컴 아태 지역 총괄본부장은 “기존 글로벌 무역이 사람 대 사람 거래였다면 앞으로는 에이전트 대 에이전트 거래 구조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엑시오 워크는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 “상품 검색 시대 끝났다”… AI가 운영까지 맡는 B2B 플랫폼 경쟁

이날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AI의 역할 변화다. 과거 글로벌 B2B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이 상품 검색과 공급처 연결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판매 운영 전반을 얼마나 자동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임스 장 알리바바닷컴 아태 지역 상품총괄은 “과거에는 상품 검색과 소싱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이커머스 운영과 상품 디자인, 시장조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 상품 탐색이 아니라 운영 전 과정을 아우르는 올인원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션양 알리바바닷컴 아태 지역 총괄 본부장이 플랫폼 엑시오워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경희

엑시오 워크는 상품 등록 및 스토어 개설, 바이어 문의 응답, 시장조사, 상품 홍보, 외부 채널 연동 등을 AI가 수행하는 구조다. 알리바바닷컴 내부 기능뿐 아니라 메일 시스템, 외부 플랫폼과 연동하는 커넥터 기능도 제공한다.

알리바바는 특히 중소기업의 현실적 문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규제·무역 실무 부담과 함께 인력 부족, 반복 업무 과중 등을 AI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션양 총괄본부장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역을 전개할 때 적응과 학습 부담, 인재 확보 비용, 운영 과부하라는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한다”며 “엑시오 워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플러그앤플레이형 AI 에이전트팀”이라고 말했다.

◇ 알리바바가 한국 주목하는 이유… “AI 활용도 높고 셀러 경쟁력 강해”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을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고 AI 활용도가 높은 데다 글로벌 판매 역량을 갖춘 셀러가 많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트레이드 어슈어런스를 강화한 이후 신규 가입 셀러는 25%, 활성 바이어는 128%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구매 문의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은 단순 가입자 확대를 넘어 실제 거래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셀러의 안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AI 시대에는 단순 운영 능력보다 어떤 제품을 발굴하고 브랜드화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논리다.

션양 총괄본부장은 “AI 시대에는 단순 운영 스킬보다 좋은 제품을 선별하는 테이스트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한국 셀러들은 그런 안목을 가진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글로벌 기준으로 운영 중인 요금제 외에도 한국 시장 맞춤형 요금제를 별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최종 결정은 인간이”… AI 책임론은 여전히 과제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AI 에이전트의 책임 구조와 안정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AI가 공급업체 추천이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단순 정보 오류를 넘어 실제 거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션양 총괄본부장, 제임스 장 상품총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경희

제임스 장 총괄은 “핵심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사용자의 최종 승인 절차를 두고 있다”며 “AI의 모든 판단과 실행 과정은 기록으로 남으며,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즉시 중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또 “27년간 축적한 글로벌 무역 데이터와 산업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일반 AI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플랫폼 차원의 보상 체계나 책임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AI가 단순 추천을 넘어 실제 실행 단계까지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최종 책임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업계 전반의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알리바바는 AI 시대에도 인간 역할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더라도, 브랜드 전략과 제품 선별, 소비자 이해 같은 영역은 여전히 인간 고유의 역량이라는 설명이다.

검색 중심이던 글로벌 B2B 플랫폼 경쟁이 AI 기반 운영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이 그 변화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단순 셀러 확보를 넘어 AI 기반 글로벌 판매 운영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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