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 CAR-T ‘림카토’ 9월 급여 목표…급여·공급망 구축이 핵심 변수
약가 협상·치료 접근성 확보가 상업화 성패 좌우할 전망
큐로셀이 개발한 CAR-T 치료제 ‘림카토’(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CAR-T 치료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실제 상업화의 핵심 변수는 건강보험 급여와 공급 체계 구축이다.
큐로셀은 1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림카토의 임상적 가치와 상업화 전략을 공개했다. 림카토는 국내 개발 제42호 신약이자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CAR-T 치료제로, 두 차례 이상 전신 치료 후 재발하거나 불응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CAR-T 치료제는 환자 세포를 활용하는 맞춤형 치료 방식 특성상 제조·물류 구조가 복잡하고 치료 비용 부담도 크다. 허가받더라도 급여 적용과 치료센터 확대, 안정적인 제조·공급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실제 환자 접근성 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CAR-T는 치료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 상태가 악화할 수 있어, 속도가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3차 치료가 필요한 재발·불응성(R/R) DLBCL 환자는 연간 약 7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3차 치료 이후 기대 여명은 약 6.3개월에 불과하다. 기존 CAR-T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해외 제조·운송 구조와 고가 치료비 등으로 실제 치료 도달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버전 아니다…한계 보완 전략 강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림카토는 기존 상용 CAR-T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며 “단순히 기존 제품의 차세대 버전 정도로만 볼 제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기존 CAR-T 치료제는 일부 환자에서 암세포가 CAR-T가 인지하는 항원을 감추거나, T세포 기능이 저하되는 ‘T세포 소진(T-cell exhaustion)’ 문제로 치료 효과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그는 “CAR-T 도입 이전에는 이 단계 환자의 장기 생존율이 10% 수준에 그쳤지만, CAR-T 치료 이후 40~50%까지 높아졌다”며 임상적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절반가량의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림카토에 적용된 ‘OVIS™’ 플랫폼은 PD-1과 TIGIT 면역관문 신호를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 지속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김 교수는 “면역관문 과발현으로 인한 치료 실패를 줄이기 위한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2상 데이터 공개…직접 비교 아닌 간접비교
림카토는 단일군 임상 2상(CRC01)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가받았다. 큐로셀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92명이 등록됐고 이 중 79명이 실제 치료받았다. 독립심사위원회(IRC) 평가 기준 객관적 반응률(ORR)은 75.3%, 완전관해율(CR)은 67.1%였다. 3등급 이상 중증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발생률은 8.9%, 신경독성(NE)은 3.8%로 나타났다.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군에서는 18개월 시점 전체 생존율(OS)이 83.9%로 유지됐다. 글로벌 CAR-T 치료제와의 매칭 조정 간접 비교(MAIC) 결과도 발표됐다. 다만 이는 직접 비교 임상이 아닌 교차시험 기반 간접 비교라는 한계가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전제로 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제품과 비교해 적어도 뒤처지지는 않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생산 기반 공급망 구축…연내 30개 센터 목표
큐로셀은 상업화 전략의 핵심으로 국내 생산 기반 공급 체계를 제시했다.
큐로셀 이승원 상무는 "기존 글로벌 CAR-T는 환자 세포를 해외 제조 시설로 보내고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구조"라며 "림카토는 대전 GMP 시설에서 전 공정을 수행해 세포 채취부터 재투여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이는 환자 예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CAR-T는 살아있는 세포 치료제인 만큼 어디서 치료받느냐 자체가 환자 접근성"이라고 강조했다.
큐로셀에 따르면 대전 상업용 GMP 시설에서는 연간 700배치 이상의 CAR-T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병원들과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30개 치료센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9월 급여 목표…약가 협상이 최대 변수
일반적으로 신약은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약 18개월이 소요된다. 림카토는 보건복지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돼 통상 18개월 걸리는 급여 등재 절차를 단축할 수 있는 트랙에 올랐다. 이 상무는 “베스트 케이스 기준으로 올해 9월 급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도 급여 협상이 최대 변수라는 점은 인정했다. 큐로셀 김건수 대표는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간극이 이후 과정을 순탄하게 갈지 결정하는 가장 큰 리스크”라며 “국내 개발 CAR-T라는 점과 해외 제품에 지출되던 재정이 국내에 남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급여 목적은 삭감 아냐…현장서 나온 쓴소리
현장에서는 고가 CAR-T 치료제의 급여 구조와 삭감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원석 교수는 “한 번 삭감되면 병원에서는 부담이 매우 크다”며 “보험 급여는 환자의 약제 접근성을 높여 치료 기회를 주는 게 목적이지 삭감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향후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전신홍반루푸스(SLE) 등으로 적응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성인 ALL 임상 1상과 SLE 임상을 진행 중이며, 3차 치료 중심인 현재 적응증을 2차 치료 단계로 확대하는 임상도 준비 중이다.
림카토는 허가라는 첫 관문은 넘었다. 하지만 환자에게 실제로 도달하기까지는 급여 협상과 치료센터 확대, 공급 체계 구축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결국 그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림카토 상업화의 성패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