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냉면·가전·건강관리까지…펫 시장, 유통업계 전방위 확장
반려동물 시장이 유통업계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과 헬스케어를 넘어 생활가전과 외식, 데이터 기반 서비스까지 빠르게 확장되면서 펫 산업이 생활 전반을 포괄하는 소비 영역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저출산과 1인 가구 증가로 전통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반복 구매 구조와 감성 소비가 결합된 반려동물 시장이 새로운 수요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2022년 약 62억 달러에서 2032년 152억 달러 규모로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외연이 식품과 의료를 넘어 생활 서비스 전반으로 확장되는 점이 성장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 식품·헬스케어, 생애주기 기반 정밀 관리 시장으로 이동
펫푸드 시장은 단순 영양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연령, 건강 상태, 질환 예방까지 반영한 생애주기 기반 영양 설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와주식회사는 국내 반려견 양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별 사료 체계를 세분화하고, 스마트팩토리 생산 시스템을 통해 품질 관리와 생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국내 생활 환경 데이터를 반영한 맞춤형 펫푸드 모델로 평가된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수명 연장보다 건강수명 개념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로얄캐닌은 글로벌 심포지엄에서 반려동물 노화가 중년기부터 시작되는 점진적 과정임을 강조하며 조기 관리 필요성을 제시했다. 치료 이후 대응 중심 구조에서 예방 중심 관리 체계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능성 영양제 시장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메가3, 타우린 등 핵심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 확대되면서 펫푸드는 단순 사료를 넘어 일상형 건강 관리 솔루션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 펫테크·리빙가전, 생활 인프라 산업으로 확장
펫 산업의 또 다른 축은 AI와 데이터 기술,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한 생활 인프라 영역이다. 제품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반려동물의 건강과 생활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hy는 지난 4월 반려동물 플랫폼 큐토펫을 론칭했다. 사진 기반 AI 분석을 통해 관절 질환 등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으로 장 건강과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유통 중심 플랫폼에서 데이터 기반 케어 서비스로 기능이 확장된 구조다.
1인 가구 증가도 시장 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다. 미래소비자행동 조사에 따르면 ‘혼자 생활’ 응답자의 51.9%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주거 공간 중심 생활 구조가 확산되면서 청소·공기·위생 관리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비쎌은 소형 주거 환경에 최적화한 습식 청소기 스팟클린 미니를 출시하며 반려동물 털과 생활 오염을 동시에 관리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코웨이는 펫 필터와 탈취 기능을 강화한 공기청정기를 통해 털·비듬·생활 냄새를 함께 관리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대응을 넘어 반려동물 동반 생활 환경 전체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기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생활 위생 제품군 역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콘에어는 의류 살균 기능을 강화한 스팀 다리미를 통해 외출 후 위생 관리 수요를 공략하고 있으며, 깨끗한나라 포포몽은 쿨링 미스트와 휴대용 물병 등으로 생활 케어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소비 구조 다층화…가격·경험·기능 시장 분화
유통업계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외식 및 공간 경험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단순 동반 허용을 넘어 독립형 공간과 전용 서비스가 결합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MOLLY’S)를 통해 냉면과 빙수 등 계절형 간식을 선보이며 대형마트 기반의 일상 소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반려동물 펫페어를 통해 30여 개 브랜드와 유전자 검사, 행동 상담, 전문가 강연 등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체류형 경험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외식업계에서는 펫 프렌들리 공간을 넘어 전용 메뉴까지 등장하고 있다.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매드포갈릭은 스타필드와 협업해 반려동물 동반 매장 위드펫(with Pet)을 확대하고 있다. 매장 내 독립형 펫존을 별도로 구성해 일반 고객 공간과 분리한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소고기·연어·홍삼 등 식재료 기반 특식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전용 메뉴 3종도 출시했다. 스타필드 내 펫파크, 펫라운지 등 시설과 연계되며 외식과 체험이 결합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반려동물을 하나의 스타일 소비 주체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BYC가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착용하는 커플룩을 선보인 데 이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 펫 컬렉션을 출시했다. 단순 의류나 용품을 넘어 반려동물을 스타일을 공유하는 대상으로 재정의하면서 패션 영역까지 소비 확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펫 산업은 식품과 헬스케어를 넘어 테크, 외식, 리빙까지 확장되며 산업 간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제품 경쟁을 넘어 생활 전반을 설계하는 서비스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은 개별 상품 경쟁을 넘어 유통 산업 전체 구조를 재편하는 테스트베드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