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은 약물 알레르기 환자…원인 확인 진료는 10명 중 1명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 약물 과민반응 응급실 환자 668명 분석
외래 추적 진료 환자 10명 중 6명은 원인 약물 확인
약물 과민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가운데 이후 정확한 원인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10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정수지 연구팀은 약물 과민반응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의 임상 특성과 추적 관찰 경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3월호에 게재됐다.
약물 과민반응은 흔히 ‘약물 알레르기’로 불리며, 면역학적 알레르기 반응뿐 아니라 임상적으로 유사한 비면역 반응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두드러기와 혈관부종, 호흡곤란, 아나필락시스 같은 급성 반응부터 발진·발열 등 지연형 반응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실에 약물 이상 반응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웁살라 모니터링센터 기준에 따라 약물 과민반응이 의심되는 환자 668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427명(64%)은 약물 투여 후 1시간 이내 증상이 발생하는 즉시형 반응을, 241명(36%)은 1시간 이후 발생하는 지연형 반응을 보였다. 전체 환자의 96%에서는 피부 증상이 나타났으며, 즉시형 반응군의 34%는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
원인 약물은 방사선 조영제가 가장 많았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베타락탐계 항생제가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CT·혈관조영술 등 영상 검사 사용량이 증가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응급실 방문 이후 원인 약물을 확인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의 13%(86명)에 불과했다.
외래진료 환자들은 약물 피부반응검사와 혈청 특이 면역글로불린 E 검사, 약물 유발 검사 등을 통해 정밀 평가를 받았고, 이 가운데 51명(59%)은 원인 약물을 확인했다. 반면 원인 약물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 상당수는 약물 유발 검사를 거부하거나 추후 외래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물 과민반응이 의심되는 경우 응급실 치료 이후에도 원인 약물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 진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인 약물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향후 같은 약물이나 유사 계열 약물에 다시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수지 교수는 “응급실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약물 과민반응을 경험했지만, 추적관찰을 위해 외래진료를 방문한 환자는 13%에 불과했다”며 “외래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 10명 중 6명은 정확한 원인 약물을 확인해 알레르기 전문의 진료가 재발 예방과 안전한 약물 사용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정희 교수는 “약물 과민반응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증상 치료에 그치지 않고 원인 약물을 정확히 규명하고 안전한 대체 약물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 응급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분석 연구로, 다른 의료기관이나 지역 환자군에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