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드리운 선운각 한옥마당(사진=서울관광재단)

한옥은 창문이 액자가 되고 마당이 정원이 되는 공간이다. 자연을 빌려 내 정원으로 삼는 '차경(借景)'의 철학을 품은 서울 한옥 명소들이 5월 신록과 어우러지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북한산 우이동 자락의 선운각은 서울 민간 한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현재 한옥 카페 겸 야외 결혼식장으로 일반에 공개돼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서 미국 공사관 배경으로 등장한 돌담길이 포토존으로 여전히 인기다. 본관 2층 테라스에서 북한산 능선을 조망하거나 한옥 마당에서 기와지붕 너머 산세를 바라보는 것이 이곳만의 백미다. 인근에는 3.1운동 발상지 봉황각도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백인제 가옥(사진=서울관광재단)

북촌 한옥마을 안쪽의 백인제 가옥은 1913년 압록강 흑송으로 지은 근대 한옥이다. 사랑채와 안채를 복도로 연결해 신발을 벗지 않고 내부를 이동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로, 〈재벌집 막내아들〉과 영화 〈암살〉 촬영지로 알려지며 K콘텐츠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해설사 동반 관람이 가능하다. 북촌 가장 높은 곳의 북촌동양문화박물관 2층 테라스에서는 기와지붕 물결 너머로 경복궁과 광화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운현궁(사진=서울관광재단)

종로 한복판의 운현궁은 흥선대원군 사저이자 고종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담장 하나를 두고 도심의 분주함과 완전히 분리된 고요함이 특징으로, 〈도깨비〉에서 공유가 연기한 김신의 집으로 등장해 널리 알려졌다. 마당 한편에는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운현궁 양관도 인접해 있어 동서양 건축의 대비를 감상할 수 있다.

수연산방(사진=서울관광재단)

성북동 언덕의 수연산방은 소설가 이태준이 1933년 직접 지은 개량 한옥으로, 정지용·이상 등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던 곳이다. 현재는 전통 차를 마시며 옛 서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하녀〉·〈부부의 세계〉·〈놀면 뭐하니?〉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근처 최순우 옛집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 최순우가 거주한 한옥으로 단정한 선과 나무 질감을 살린 건축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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