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나 영양 공급 장치를 사용하는 중증 소아 환자에게 병원 방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위험을 동반한 과정이다. 이동 중 의료 처치가 중단될 수 있어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의료가 병원이 아닌 ‘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증소아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했다고 밝혔다.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이 가정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택의료팀이 중증 소아환자 가정을 방문하여 재택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대상은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가운데 가정용 인공호흡기, 산소요법, 기도 흡인, 비강·장내 영양, 가정 정맥 영양, 자가 도뇨 등 상시적인 의료 관리가 필요한 환자다. 다만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 병원 기준 편도 30km 이내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중증 소아 환자는 상태 특성상 보호자가 대부분의 돌봄을 직접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인 입퇴원 역시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병원은 소아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코디네이터 간호사, 방문 간호사, 물리치료사로 구성된 재택의료팀을 운영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연간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재활, 영양 관리, 약물 상담 등을 제공한다.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전화 상담도 병행한다.

이번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시범사업으로 운영된다. 건강보험가입자와 피부양자는 전체 비용의 5%를 부담하며, 차상위계층과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비용이 면제된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 환자를 일정 기간 시설에 맡길 수 있는 단기 의료 돌봄 모델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재택의료는 환자의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중증 소아 환자 돌봄 방식이 다양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최창원 분당서울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장은 “중증 소아 환자의 가정으로 찾아가는 재택의료를 통해 병원 방문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권역 내 의료 공백을 줄이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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