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진화"… 하만, 미래 기술 공개
하만 오토모티브, 하만 익스플로어 코리아 2026 개최
자동차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주행 보조를 넘어 차량 전반의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기술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는 물론 글로벌 기술 기업들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의 하만 오토모티브는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차량용 '레디(Ready)' 제품군과 카오디오 제품군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확대 계획을 공개하며, 차량 내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전략을 제시했다. 해당 제품군은 차량 제조사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차량 출시 이후에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기술 시연은 "차량 내부가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특히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안전 시스템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작동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가장 먼저 주목된 부분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 기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레디 디스플레이'는 밝기와 색 재현력 측면에서 기존 차량용 패널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터널·야간, 화창한 날씨·우천 등 변화하는 다양한 차량 내 조명 환경에서도 높은 시인성 및 편안한 화질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윈드실드 영역까지 확장된 디스플레이 솔루션 레디 비전 큐뷰다. 운전자 시야 전면에 필요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배치되면서도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방식이 적용됐다. 실제 시연에서는 주행 상황에 따라 표시되는 정보의 양이 자동으로 조절됐는데, 복잡한 도로에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고, 여유 있는 상황에서는 상세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별도의 조작 없이도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증강현실(AR) 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레디 비전 AR HUD도 체감 변화가 큰 영역이었다. 기존 HUD 대비 훨씬 넓은 시야각과 높은 밝기를 제공하며, 차선 안내나 주행 경로가 실제 도로 위에 겹쳐 보이듯 구현됐다. 특히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화면이 흐려지지 않는 점은 실사용 환경에서의 완성도를 높인 요소로 보였다.
차량 내 '두뇌' 역할을 하는 도메인 컨트롤러인 레디 업그레이드 역시 핵심 기술로 소개됐다. 이 시스템은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와 각종 기능을 통합 제어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장에서는 음성과 그래픽을 활용한 인터페이스가 시연됐는데,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운전자 상태와 상황을 반영해 반응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안전 기술 분야에서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레디 케어가 눈길을 끌었다.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 피로도, 생체 신호 등을 분석하고 필요 시 경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 데모에서는 운전자가 시선을 오래 떼거나 졸음 상태로 판단될 경우 즉각적인 알림이 제공됐다. 여기에 외부 교통 정보와 클라우드 데이터를 결합해 사고 위험이나 도로 상황을 사전에 안내하는 기능도 함께 소개됐다.
통신 기술 레디 커넥트 역시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4G와 5G는 물론 위성 통신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통해 도심뿐만 아니라 통신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은 외부 환경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보다 정교한 판단을 수행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레디 시퀀스 루프는 클라우드 기반 가상 테스트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실제 차량 없이도 다양한 주행 환경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이는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검증 과정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또한, OTA(무선 업데이트) 기술을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점도 강조됐다. 차량 출고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 자동차가 하나의 업데이트 가능한 디지털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오디오 분야에서는 개인화된 경험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레디 스트림쉐어는 차량 내부를 여러 개의 사운드 영역으로 나눠 각 탑승자가 서로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줄이거나 특정 음향을 강조하는 기능도 함께 구현됐다. 음악 장르에 따라 자동으로 음향을 조정하는 기능 역시 실제 시연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했다.
이번 기술 공개를 통해 확인된 점은 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AI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안전, 통신, 오디오까지 차량의 모든 요소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이러한 통합 경험을 얼마나 완성도 높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